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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특별판) ㅣ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2020년 여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친구가 있어요.
바로 박현숙 작가님의 <구미호 식당> 특별판이에요.
한 손에 쏘옥 잡히는, 길쭉한 책.
유난히 책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보니, 특이한 판형의 책을 발견하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더군다나 이 책은 이미 독자들의 사랑으로 검증된 <구미호 식당>이니, 더욱 반가웠어요.
원래는 청소년문학으로 출간된 소설인데, 이번에 성인 독자를 위하여 내용을 보강했대요. 작가님, 땡큐 베리 감사!
구미호!
지금 아이들은 신비아파트에 나오는 구미호만 알지,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구미호가 얼마나 무서웠는지는 모를 거예요.
처음에 제목만 보고, 구미호가 주인공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 구미호는 호객 행위만 하고 뿅! 사라지는 조연이었네요.
진짜 주인공은 방금 죽은 두 사람이에요.
불사조를 꿈꾸는 여우인 서호는 망각의 강을 건너려는 두 사람을 붙잡고 설득 중이에요.
사십구일의 시간을 줄테니, 자신한테 피를 달라고.
"어차피 다시 살아난다는 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와도 같은 확률이지.
거기에 매달리는 대신 나에게 그 확률을 판다면 훨씬 이익이 될 거야.
확실하게 사십구일 동안의 시간을 보장하거든.
그 시간 동안 이승에 머무를 수 있어.
대가는 오직 뜨거운 피 한 모금이야.
판단은 알아서 하고 결정도 오로지 너희들 몫이야.
예상치 못한 이별 때문에 마음 아프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지?
사십구일의 시간을 버는 거, 그거 쉬운 일 아니다.
나를 만난 것은 행운 중에 행운이야." (9p)
서호를 사기꾼 취급하는 사람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망각의 강을 건넜어요.
열다섯 살 왕도영은, 난생처음 본 아저씨가 같이 가자고 붙잡아서, 얼떨결에 서호의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엥? 그런데 서호가 해줄 수 있는 건 사십구일의 시간뿐이래요.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얼굴도 다른 모습으로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속았네, 속았어. 쯧쯧쯧.
펄쩍 뛰다가 지친 아저씨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이 보이는 곳에 식당을 차려달라고 했어요.
다행히 그건 가능했어요.
그리하여 "구미호 식당"이 개업했어요.
과연 아저씨는 꼭 만나고 싶은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는 왕도영은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우리는 언제 서호를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어요.
죽음은 늘 곁에 있지만 대부분 외면하며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소중한 것을 자꾸만 미루게 되나봐요.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구미호 식당>은 우리에게 묻고 있어요. 당신은 어떻게 마지막 시간을 보낼 거냐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크림말랑 같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요. 오늘 저녁처럼 즐겁게 수다 떨면서, 그리고 꼭 "사랑해"하며 뽀뽀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