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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 효빈, 길을 나서다
효빈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평점 :
산을 오르면서 느껴지는 여러 감정들이 있어요.
처음엔 '나'에 머물던 감정들이 점점 '산'으로 확장된다고 해야 할까요.
아름다운 자연이 곧 치유인 것 같아요. 나무와 풀꽃 그리고 바람...
그러나 요즘은 갈 수가 없으니 더욱 그립네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산들을 여행한 기록이에요.
이 책에는 내변산, 천마산, 정선 백운산, 관악산, 괴산 칠보산과 쌍곡폭포, 통영 소매물도, 지리산 노고단, 불갑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해남 두륜산, 각호산, 민주지산, 한라산, 북한산 그리고 전국 봄꽃축제 산지들이 나와 있어요.
저자는 여러 산속에 숨겨진 보물처럼 아름다운 야생화를 찾아내 사진으로 담아냈어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인의 말처럼 바위틈, 골짜기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은 정말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천마산의 복수초는 이름 때문에 복수를 떠올리는데, 음은 같으나 뜻은 복을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꽁꽁 언 땅을 깨치고 새해 가장 먼저 피어나 원일화나 원일초라고 불리기도 한대요. 복수초 옆으로 흰노루귀, 청노루귀, 분홍색 노루귀, 보라색을 띤 노루귀... 어쩌자고 이토록 어여쁜 꽃 이름을 노루귀라고 지었을까요. 동그랗게 감싼 꽃잎이 노루귀를 닮은 듯. 이래서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드는 건가봐요.
신기한 올괴불나무는 꽃모양이 정말 특이해요. 아래로 향한 연분홍색 꽃잎 중앙에 수술 여러 개가 길쭉하게 나와 있어요. 저자는 그 수술이 춤추는 발레리나의 다리 같다는데, 제 눈에는 빨간 성냥개비처럼 보이네요.
이렇듯 책 속에 야생초 사진이 꽤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직접 산행할 수 없는 아쉬움을 꽃 사진으로 달랬네요.
저자는 어떻게 산행을 하며 기록을 남겼을까 궁금했는데, 작은 수첩에 빽빽하게 손글씨로 썼더라고요. 그 수첩을 찍은 사진을 보니, 글로 전해지는 산행의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솔직한 현장 느낌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건 멋진 일인 것 같아요. 언제든 다시 꺼내 읽으면 그때의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우리는 책장만 넘겨도 아름다운 산 풍경과 야생화 사진을 볼 수 있네요.
그리고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어요. 통영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소매물도.
트레킹코스는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남매바위로 가는 길이라는데, 절리 형태의 해안가 풍경이며 드넓은 망망대해를 바라볼 수 있는 소매물도는 제 마음을 사로잡네요. 소매물도 남쪽에는 70m의 몽돌길이 있는데, 밀물과 썰물에 의해 생기는 열목개라고 해요. 그 돌길을 따라 들어가면 등대섬이 있어요. 등대섬 전망대에서 소매물도를 바라보니 신세계네요. 통영과 거제 일대 섬들은 보물섬 같아요. 아름다운 자연이 보물이라는 걸.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산과 바다 그리고 섬들이 보물이라고 느꼈어요. 언젠가 그 보물을 만나러 가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