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여자 - 숙취로 시작해 만취로 끝나는 극동아시아 싫존주의자의 술땀눈물
성영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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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꼭 해야 하는 일 이외에 순수하게 열정을 쏟는 일이 있나요?

여기, 숙취로 시작해 만취로 끝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만 사는 여자>라고 하네요.

저자 왈, 이 책은 비범하게 술 먹고 평범하게 일하는 여자의 이야기라고요.

세상에서 하지 말아야 할 자랑이 술 잘 마신다는 건데, 저자는 일주일 음주 횟수10회 (주7회에 낮술 3회 더하기)라니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주량이네요.

얼마나 애주가인지, 10년 전부터 매일 새벽 운동을 시작한 이유가 다 술을 마시기 위해서라네요.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다음날 지각은커녕 칼 같이 출근하는 아침형 인간인 된 것도 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직장생활이란 그런 것 같다. 남의 일이라 쉽게 평가할 수 있는 자리.

짧은 기간에 이직이 많으면 적응에 문제가 있다고, 이직 없이 쭉 한 곳에 오래 있으면 능력이 없다고 떠들며

각자의 기준에서 하자를 찾아낸다. 그러나 1년 못 채워 이직이든 3년 후 퇴사든 혹은 10년, 20년 근속이든

숫자로 설명되는 당연함이나 마땅함은 없을 것 같다.

여기저기 널을 뛰든 한곳에서 주구장창이든, 전자보다 후자가 딱히 나을 것도 또 딱히 부끄러울 것도 없다.

그저 각자의 숫자가, 그 안에 각자의 필요와 충분이 있을 뿐." 

     - <나는 나만의 숫자가 있다> 중에서 (82-83p)


대한민국 직장인들 중에서 마음 편히 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네요.

직장 내 괴롭힘까지 등장하는 세상이니, 이만저만 살기 위해 일하느라 스트레스 받고, 못 견뎌 쓰러지고... 

그러니 더 이상 죽어라 일하지는 말자고요. 저자는 거기에 추가로, 죽어라 술은 먹을 수 있다나 뭐라나~

술로 스트레스 푸는 건 몸에 해롭지만, 저자의 경우처럼 완전 좋아서 마시는 술은 인생의 즐거움이니 건강 문제는 알아서 관리하는 걸로.

누구든지 신나게 술 푸는 사람에게 태클 걸지 말기. 단 남한테 피해주기 없기.


동인문학상 수상작 《안녕 주정뱅이》를 쓴 권여선 작가를 인터뷰 했을 때 무릎을 쳤던 대목이 있다.

"나를 그나마 인간답게 만든 것이 술, 그리고 글쓰기예요. 

그 두 개가 없었으면 나는 아마 아주 재수 없는, 지만 잘난 줄 아는 인간이었을 거야." 

감히 공감한다.

...

극소수 중에서도 극적으로 적은 내 팬을 만났던 날, 나는 아주 기분 좋게 취했다.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 즈음의 나는, 

술 먹고 취하고 깼다가 또 취하고 스스로 엉망진창이라 여기던 당시의 나는,

그 팬의 칭찬 하나로 문득 꽤 괜찮게 살고 있다고 느꼈다.

일순간 내가 했던 모든 헛된 일이, 헛되고 헛되다 자조했던

그 모든 일이 한 개도 헛되지 않고 반짝거렸다.

  - <누가 내 팬, 아니 내 편이래> 중에서 (122p)


오늘만 사는 여자를 응원해요. 

더 많은 여자들이 자기 목소리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기를 바라니까요.

다함께 건배를 들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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