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수학은 없었다 - 수포자였던 수학 교사, 중학 수학의 새로운 접근법을 발견하다
이성진 지음 / 해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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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자꾸만 아른거려요. 짝사랑의 순간처럼... 아무래도 반한 건가?

늘 곁에 있지만 그리 친하지 않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매력적으로 다가온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수학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졌어요. "나 너 좋아하냐?"

그래서 수학 관련 책들이 자꾸 눈에 띄나봐요.


<지금까지 이런 수학은 없었다>는 현재 중학교 수학 교사이자 과거 수포자였던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책이에요.

세상에는 어릴 때부터 쭉 영재 소리를 들어온 수학 능력자들이 있어요. 우리는 그들에게 감탄을 할 순 있지만 도움을 받긴 힘들어요.

왜냐하면 수학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남을 잘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이렇게 쉬운 것도 이해를 못하냐고 답답하게 여길 수도 있어요.

반면 수포자였던 수학 선생님이라면?

역시나 저자는 수포자였던 경험 덕분에 수학에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해요. 수학 실력이 늘어도, 수학 교사가 된 후에도 수포자일 때의 눈으로 수학을 바라보았대요. 바로 직관적인 이해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이해를 원한다는 것. 수학을 원래 잘하는 친구들은 문제를 보면 당연히 이거라는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지만 수학이 어려운 친구들은 문제를 푼 후 답이 맞아도 풀이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어요. 

일단 중학교 수학을 가르치면서 학생들 눈높이에서 수학을 바라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중학교 수학 교과서에 실린 대로 개념을 가르치는 대신에 학생들이 더 이해하기 쉽고 수학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한 거예요.

이 책에는 중학교 1, 2학년 수학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부채꼴, 다각형의 외각, 정수의 덧셈과 뺄셈, 연립방정식, 일차함수, 확률을 기존 교과서와는 다른, 새롭게 '개념의 재구성'으로 수학의 이해를 돕고 있어요.


살짝 수학의 맛을 보여드리자면, 정수의 덧셈과 뺄셈의 새로운 모델인 '시소 모델'을 소개할게요.

먼저 교과서에서 배우는 순서는 정수의 덧셈을 배우고, 정수의 뺄셈은 덧셈으로 바꿔서 계산하고, 괄호가 없는 식을 괄호가 있는 식으로 바꿔서 정수의 덧셈으로 계산하도록 배워요. 없는 괄호를 굳이 다시 만들어서 계산해야만 할까요, 괄호를 풀면서 계산하면 안 될까요?


(-7) + (-9) = -7-9 로 계산하자는 거예요.

괄호 없는 -7-9 를 직접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하면 돼요. 시소 모델을 이용하는 방법은 수직선을 그리고, 빼지는(더해지는) 수를 표시한 뒤, 빼기(더하기) 시소에 빼는(더하는) 수를 표시하고 시소를 내리면 수직선의 어느 위치로 내려가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신기하게도 정수의 덧셈과 뺄셈에서 괄호를 없애는 방법은 나중에 배우는 정수의 곱셈의 계산 방법과 똑같아요. 곱셈에서는  + 와  - 가 모두 부호라는 점에서 덧셈과 뺄셈의 경우와 다르지만, '+ 와 - 가 만나면 - 가 된다'는 규칙은 같아요. 앞서 덧셈과 뺄셈에서 괄호를 없애는 방법을 잘 배우면 정수의 곱셉을 계산하는 방법을 배우기가 수월해져요. 수학은 방법을 외우는 게 아니라 수학적인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진짜 실력을 쌓을 수 있어요. 

따라서 (-7) + (-9) = -7-9 로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연계성 때문이에요. 중학교 1학년 수학 단원 <정수의 계산>을 할 수 있어야 이후 방정식의 풀이 단원뿐 아니라 부등식과 함수를 배울 수 있어요. 정수의 계산을 하지 못하면 중학교 수학을 배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돼요.


이렇듯 이 책에는 실패를 통해 발견한 새로운 방법들이 나와 있어요. 물론 이 책의 방법만 옳은 것은 아니에요. 중요한 점은 여러 가지 방법을 비교하여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교과서의 기존 방법이 더 좋다면  그 방법을 사용하면 돼요. 스스로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어요. 

새삼 수학의 즐거움이 뭔지를 아주 조금 알 것 같아요.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10년 동안 치열하게 질문하고 고민하면서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해요. 읽으면서 저자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졌어요. 그저 수학의 답만 맞추는 지루한 수업이 아니라 창의적인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신나는 수업을 받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이런 수학은 없었다>을 통해 새로운 눈으로 수학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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