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쥐 - 왜 일할수록 우리는 힘들어지는가
댄 라이언스 지음, 이윤진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실험실의 쥐>는 저널리스트 댄 라이언스의 책이에요.

부제는 "왜 일할수록 우리는 힘들어지는가"예요.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동물을 우울하게 만드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해요. 

그건 실험 대상에게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가한 채 그대로 스트레스를 유지하는 방법이에요. 과학자들은 이것을 'UCMS (unpredictable chronic mild stress) 프로토콜'이라고 부른대요. 예측할 수 없는 가벼운 만성 스트레스를 만드는 실험 방법이라는 뜻이에요. 실험용 쥐에게 음식과 물이 제공되고 물리적 고통을 가하지는 않지만 다른 쥐가 사용하던 우리에 옮기거나 10분 동안 포식자 새의 소리를 들려주는 등 몇 가지 환경 변화와 가벼운 스트레스를 주는 거예요. 몇 주만에 쥐는 인간에게 나타나는 우울증과 매우 비슷한 상태가 된대요. 무관심하고 무기력해지고 몸단장을 하지 않아 털이 엉키고 더러워지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아진다고 해요.

저자는 현재 직장이라는 곳이 인간에게는, 모든 것이 통제된 스키너 상자이며 직장인들은 실험실의 쥐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무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113p)


유통업계의 일인자였던 제이크루의 회장 밀러드 미키 드렉슬러가 회사를 물러나면서 <월스트리트저널>에 한 말이라고 해요.

디지털 시대에 선두 기업 아마존의 공격으로 이커머스 사업의 최고 경영진들이 물러났어요. 코카콜라, 켈로그, 제너럴밀스 같은 식품 기업도 모두 최고경영자를 잃었어요. 지금과 같은 변화의 속도는 이제껏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파괴적이고 도전적인 흐름이에요. 최고경영자부터 일반직원까지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끊임없이 정리해고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하는, 그야말로 두려움의 시대가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아마존을 실리콘 사이코패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를 현대판 스크루지 혹은 현대판 노동 착취 업주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2018년 6월, 영국의 노동조합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영국 내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구급차 호출이 600차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섭씨 37도를 웃도는 날씨에 냉난방 장치가 없는 건물에서 일하다가 쓰러지고, 임신한 여성조차 하루 10시간 동안 서서 일하다가 결국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고 해요. 또한 아마존은 노동 비용을 낮추려고 하청 계약을 통해 고용하거나 아예 정식 직원이 아닌 영구 임시직을 강요한다고 해요. 얼마 전, 아마존의 혁신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책을 읽을 때는 이 정도로 열악하고 끔찍한 근무 환경이란 걸 몰랐어요. 베조스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우월한 측면만을 본 것 같아요.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고 해도 인간의 존엄을 무시한 경영 방식은 용납하기 어려워요.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팀이다'라는 문장으로 대표되는 넷플릭스는 '고용 보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요. 회사가 잘 되고 있어도, 심지어 맡은 일을 잘 해내는 직원조차 언제든 해고될 수 있어요. 임금 삭감보다 더 나쁜 건 불안정이에요. 고용 불안정이 주는 스트레스가 바로 앞서 언급했던 쥐에게 사용하는 예측할 수 없는 가벼운 만성 스트레스와 똑같다고 해요. 


현대 직장은 비인간적인 정책과 관행으로 가득해요. 이러한 비인간화는 대부분 기술에서 비롯되었어요. 인터넷의 출현, 뒤이어 인공지능까지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고, 사람들은 마치 자신을 기계 속 기계처럼 생각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어요. 인간 관리자들의 직관적 본능이 개입되지 않는 인공지능 기반 자동 경영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하니, 곧 다가올 미래에는 컴퓨터가 인간의 상사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기업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방식으로는 불가능해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수십 년 동안 케이퍼 부부는 기술 산업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2012년에는 투자 금액과 사회 변화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벤처캐피털에 직접 실행했어요. 케이퍼 부부는 실리콘밸리 주변부에서 시작되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사명 주도 운동의 일원이라고 해요. 케이퍼캐피털은 새로운 세대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건전하고 다양한 기업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사회적 기업 운동은 더 좋은 세상은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세상은 사업을 통해 돌아갑니다. 우리는 노동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선 사업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겁니다." 

    (2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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