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돌 윤성원의 보석 & 주얼리 문화사 1
윤성원 지음 / 모요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어요.

그래서 보석은 특별한 날을 위한 선물이 되는 것 같아요.

당신은 이 보석만큼 빛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의미를 담아서.


<세계를 움직인 돌>은 보석과 주얼리 문화사를 다룬 책이에요.

저자는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다가 보석의 매력에 빠져 뉴욕 GIA(보석감정학교)에서 보석 감정, 디자인, 세공을 공부한 하이 주얼리 전문가라고 해요.

이 책은 저자의 열정이 담겨 있는 보석 스토리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떠한 대상이든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온통 그 대상으로 보이듯이, 자신의 사랑을 세상에 널리 자랑하고 싶듯이, 딱 그런 마음이 느껴졌어요.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처음에는 '돌' 그 자체의 신비로움에 빠져들었고, 다음으로 그 '돌'을 변신시키는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창의력에, 나중에는 '돌'에 담긴 풍부한 역사와 스토리에 매료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돌'의 존재 이유에 대한 원론적인 호기심이 증폭했다. 이 변화 과정이 너무도 신기한 나머지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 몸이 근지러운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하니 대단한 것 같아요.

열정도 옮나봐요. 이 책을 읽고나니 인류 역사에서 보석이라는 장르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그 비중이 커진 느낌이에요.


누구나 아름다운 보석을 볼 수 있지만 그건 표면적인 가치일 뿐이에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보석 속에 담긴 인류 역사를 만날 수 있어요. 저자는 보석이라는 타임캡슐을 조정하는 시간 여행자를 자처하면서 우리를 고대와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 속의 역사적 순간들로 데려가줘요. 놀랍게도 세계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걸려 있는 명화 속에서 그 보석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가닛, 토파즈... 지금이야 보석에 가격을 매겨 그 가치를 평가하지만, 과거에는 한낱 '돌'이었을텐데, 인류는 왜 그 '돌'에 집착하게 되었을까요. 남들이 갖지 못하는 희소성이 주는 가치, 그것으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바로 그 보석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가 인류 역사를 통해 드러나게 돼요. 


클레오파트라의 진주와 에메랄드, 서로마 황제 샤를마뉴의 사파이어, 영국의 왕 에드워드 3세의 장남인 에드워드 왕세자(흑태자)의 루비, 프랑스 왕실에서 최초로 다이아몬드를 착용한 여성 아녜스 소렐, 다이아몬드 약혼반지의 기원, 스페인의 황금과 에메랄드 수탈사, 영국과 스페인의 역대급 보석 전쟁, 『베니스의 상인』샤일록의 터키석 반지, 세계 4대 저주 다이몬드(호프, 상시, 레장, 피렌체) 중 호프 다이아몬드 3백년의 여정, 코이누르의 전설... 우와,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오싹한 보석 이야기들이 펼쳐져요. 인간의 탐욕이란, 아름다운 보석마저 저주로 물들이고 말았네요. 보석이 무슨 잘못이겠어요, 그저 못난 인간 탓이지. 보석에 관한 저주 혹은 부적 스토리는 다 나약한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요. 그리하여 '돌'은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받고 세계를 움직이게 되었나봐요.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안데스 왕관은 꼭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왕관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1537년 스페인이 건설한 콜롬비아의 도시 포파얀을 배경으로 전개돼요. 1590년, 스페인 정복자들로부터 유입된 천연두가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에 이어 콜롬비아까지 창궐했는데, 포파얀 주민들은 성모에게 기도를 올렸고 기적처럼 목숨을 구했대요. 주민들은 감사의 뜻으로 각각 황금과 에메랄드를 모아 성모상에 장식할 왕관을 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안데스 왕관이에요. 잉카 제국의 황금과 에메랄드 왕관 속에는 유럽인이 퍼트린 전염병을 성모의 놀라운 기적으로 이겨냈다는 스토리가 담겨 있어요. '코로나'에는 왕관이라는 뜻이 있대요. 코로나 팬데믹에 빠진 2020년, 안데스 왕관을 제작한 포파얀 주민들처럼 힘을 합쳐 다함께 역경을 극복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해요. 저자는 연대와 연합의 힘으로, 모두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안데스 왕관을 소개하고 있어요.

숭고한 인류애는 찬란하게 빛나는 왕관만큼 아름다운 기적을 이뤄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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