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선택 -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
사브리나 코헨-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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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라고, 장 폴 사르트르는 말했어요.

누구나 매일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고 있어요.

중요한 건 무엇을 선택하느냐.


<소방관의 선택>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관한 책이에요.

실제로 저자 사브리나 코헨-해턴은 영국 웨스트서식스 소방 구조대의 소방대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누구보다 긴급한 상황에서 일하는 소방관이기에 의사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해요. 소방관들이 자신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자 심리학 공부를 병행했고, 행동 신경과학 분야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소방구조대 동료들과 함께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고 해요.

이 책에는 수많은 실제 사건들이 실려 있어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영화 <분노의 역류>에 나오는 소방관의 모습 이외에 현실 속 소방관에 관해서는 잘 몰랐어요.

위험한 일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건 표면적인 것일뿐, 소방관들을 괴롭히는 건 생사를 좌우하는 의사 결정과 그로 인한 죄책감이었어요. 너무나 이상한 상황인 것이, 소방관들은 인명을 구조하면서도 매번 구조하지 못한 생명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거예요. 그들의 근무 환경은 너무나 극단적이라서 웬만한 강철 정신과 체력의 소유자가 아니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저자 사브리나가 키 155센티미터에 몸무게 49킬로그램의 작은 몸집이며, 아이를 둔 엄마라는 점이에요. 마치 마동석의 체격을 가진 슈퍼맨 같은 소방관을 떠올렸는데, 완전 상상 밖의 모습이죠. 특별한 사람이라야 소방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방관이 된 그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닐까 싶어요. 소명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이 책이 본래 가진 의도와는 무관하게 소방관들이 겪는 상황들을 알고 나니, 더더욱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생겼어요.


저자는 카디프 대학교와 함께 연구팀을 만들어, 영국 전역에 걸쳐 실제 재난 현장에서 사건 총지휘관들이 실행한 결정 사례들, 즉 인명을 좌우하는 결정 사례들을 연구했어요. 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휘관들이 더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법을 개발했고, 이 기법은 현재 영국 전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표준 지침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바로 결정 제어 프로세스 기법이에요.

'결정 제어 프로세스 Decision Control Process' 기법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그것이 분석적이든 직관적이든) 그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지휘관들에게 스스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빠르게 던져보게 하는 것이에요.


● 목표 - 이 결정으로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예측 - 이 결정으로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이라 예측하는가?

● 위험 vs. 이득 - 이득이 위험을 얼마나 능가하는가?

               (193p)


연구 결과, 결정 제어 프로세스를 적용한 지휘관들은 그렇지 않은 지휘관들에 비해 최고 수준의 상황 인식을 달성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그 프로세스를 적용해도 의사 결정의 속도가 느려지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또한 지휘관 훈련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실제 상황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의사 결정 과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따라서 훈련 시뮬레이션이 소방 구조 대원들이 경험을 쌓도록 돕는 일반적인 전략으로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결국 의사 결정, 상황 인식력, 의사소통, 리더십 등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술이에요. 모든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특별히 이 책에서 주목할 내용이 또 하나 있어요. 그건 20년 동안 소방 구조대 활동을 해온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성차별 문제를 들 수 있어요. 

저자는 열여덟 살 나이에 소방 구조대에 들어갔고, 당시 소방서 역사상 첫 여성 대원이었어요. 그때 엄청난 성차별을 겪었다고 해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부당한 대우 등.

소방관들이 하는 일 중 많은 부분이 팀워크에 달려 있는데, 여자라서, 너무 못생겨서, 너무 잘생겨서, 너무 잘해서, 너무 못해서 등등의 이유 때문에 그룹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요. 그룹에서 이유 없이 부정적인 평판을 얻고 환영받지 못했던 경험이 저자에겐 더 나은 지휘관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자신의 팀에서 누군가가 무시당하거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지휘관이라고 해서 독단적인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것.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훈련과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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