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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 - 술꾼의 술, 버번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0년 5월
평점 :
<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은 특별한 애정 덕분에 탄생한 책이에요.
저자는 버번 위스키를 뜨겁게 사랑하는 '술꾼' 기자라고 해요. 이런 소개만으로는 잘 모르겠죠?
MBC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 - 스트레이트> 진행을 맡고 있는 그 분이었어요.
와우, 놀라워라.
버번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았더니 없어서, 직접 쓰기로 결심했다는 기자 정신에 감탄했어요.
역시나 이 책은 버번 위스키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사진과 함께 친절한 설명이 돋보였어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랄까.
제 취향이에요. 관련 분야의 전문가보다 그 분야에 애정을 가진 사람의 관점이 훨씬 공감되고 좋더라고요.
자, 버번 위스키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모든 버번은 위스키다. 하지만 모든 위스키가 버번은 아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모든 버번은 미국(아메리칸) 위스키다. 하지만 모든 미국(아메리칸) 위스키가 버번은 아니다."
정리하면 버번은 위스키 중에서도 미국 위스키의 하위 개념이라는 뜻이다.
위스키 > 미국 위스키 > 버번 인 것이다. (14-15p)
미국 연방 정부가 정한 버번의 개념은 굉장히 까다롭다고 해요. 일단 버번은 반드시 미국에서 제조되어야 한대요. 모든 규정을 다 지켰더라도 멕시코에서 만들면 버번이라고 할 수 없다네요. 다만 꼭 켄터키가 아니어도 상관 없고, 뉴욕이든 시카고든 미국에서만 만들면 된다네요. 음, 한국 전통주 막걸리에도 이런 규정이 있을라나 궁금하네요.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을 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옥수수 함량이 전체 재료 곡물의 51퍼센트를 넘겨야 하고,곡물 배합 비율을 공식대로 제조하고, 증류할 때의 알코올 도수가 80퍼센트를 넘기면 안 되고, 오크통에서 숙성을 마친 뒤에 위스키를 병에 담을 때(병입)는 알코올 도수가 40퍼센트(80프루트) 이상으로 정해져 있어요. 다시 말해 39도짜리 버번 위스키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대요. 오크통에서 꺼낸 위스키는 그 어떤 종류의 인공 색소나 조미료도 첨가할 수 없어요. 도수를 조절하기 위해 물을 섞는 것만 허용된대요.
숙성할 때 쓰는 오크통은 반드시 속을 까맣게 태운 새 오크통을 써야만 해요. 이미 사용한 오크통을 재활용하지 않는대요.
버번 위스키가 어떻게 만드는지, 제조 공정을 제대로 알려주고자 켄터키 현지 취재를 한 내용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요.
켄터키 바즈타운의 중심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영화 세트장 같은 완벽하게 예쁜 건물과 거리,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로 선정되었다네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헤븐힐을 알게 되니 헤븐힐 위스키의 맛이 궁금하네요.
아무리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쉽게 맛볼 수 없는 버번 위스키가 있어요. 1892년 출시된 시더 브룩 버번 위스키인데, 자그만치 126년 전에 만든 것이라 외관은 낡은 종이가 붙여진 술병으로 한 잔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고 해요. 헉, 함부로 맛 보긴 어려울 듯.
아무래도 이 책을 통해 눈으로만 즐겨야 될 것 같아요. 다행히 버번 위스키는 술병과 라벨 디자인이 예술이라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네요. 눈으로 즐겨라!
2018년 제작된 <니트 Neat>라는 다큐멘터리가 켄터키 버번 위스키의 과거와 현재를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담은 수작이라는데,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단순히 버번 위스키라는 술이 주인공이 아니라 버번 위스키 속에 담긴 역사와 인생 이야기가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