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 법정 스님 법문집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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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1일, 법정 스님은 길상사에서 입적했어요.

일체의 장례의식 없이 승복을 입은 그대로 떠나셨어요.

생전에 무소유와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을 이끌었던 큰 어른으로서 마지막 삶의 모습은 말씀하신 그대로였어요.

법정 스님은 사후에 책을 출간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셨고, 이후 모든 저서들이 절판, 품절되었어요.

그때는 아쉬운 마음은 컸어요. 법정 스님의 말씀을 더 이상 책으로 볼 수 없구나라는.


<좋은 말씀>은 법정 스님의 법문집이에요. 법정 스님의 열반 10주기인 올해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지금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르고 굳건한 마음이 필요해요.

마음을 다스리는 말씀.


제자 불자 한 사람이 스님의 책을 내밀며,

"스님,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좋은 말씀 하나만 써 주세요." 라고 부탁했다.

스님은 책 한 귀퉁이에 친필로 '좋은 말씀'이라고 썼다. 

동석한 이들이 그 글귀를 보고는 큰 소리로 웃었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적혀 있는 내용이에요.

아하, 무릎을 쳤어요. 

단 네 글자, '좋은 말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어쩌면 사람들은 스님의 말씀조차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욕심을 부렸던 게 아닌가.

저 역시 그런 욕심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법정 스님의 말씀이 담긴 책을 갖는다고 해서 그 말씀이 내 것이 되는 게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말씀으로 조금이나마 번뇌를 씻어냈어요.


"... 이런 난국이라고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보다 몇 배 어려운 시절도 인류는 잘 극복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970년대 제1차 오일쇼크, 제2차 오일쇼크 또 문민정부 말기에 IMF란 것까지 다 겪어 왔지 않습니까?

모든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만족할 줄 모르고 고마워할 줄 모르면서 산더미처럼 쓰레기만 만드는 우리의 현실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온 인류가 다 그렇습니다. 분에 넘치는 풍요로운 환상에서 그만 깨어나라는 우주의 메시지로써 오늘 이 경제 위기가 닥친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 이런 때일수록 유동적인 상황에 기죽거나 휘말리지 말아야 됩니다. 신문이고 방송이고 밤낮 들어 보면 기죽이는, 죽어가는 소리뿐 아닙니까?

맑은 정신으로 이런 현상을 냉철히 바라보십시오. 이러한 현상 배후에 숨은 뜻을 캐내십시오. 

자신의 삶을 그때그때 마무리 지으면서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인간답게 지혜롭게 사는 길을 다 함께 모색해 갑시다."  (224-225p)


말은 씨앗과 같아요. 각자 마음에 그 씨앗이 뿌리내리고 싹을 피우려면 정성을 다해 가꿔야 해요.

법정 스님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두 가지라고 하셨어요. 하나는 자기 자신을 속속들이 지켜보며 개선하고 심화시키는 명상이고, 또 하나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요. 지혜와 자비의 길, 이 두 길을 통해 우리는 본래 지닌 마음의 씨앗을 틔워 낼 수 있다고요. 우리 모두가 자신이 지닌 그 귀한 씨앗을 맑고 향기로운 꽃으로 피워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저 역시 좋은 말씀의 씨앗을 소중하게 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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