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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ㅣ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평점 :
어릴 적에 할머니께 질문했다가 크게 혼난 기억이 있어요.
왜 사느냐고...
오해하셨던 것 같아요. 할머니의 삶에 대한 질문이 아닌데.
그냥 인간으로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궁금했던 건데.
암튼 쓸데 없는 소리나 한다고 야단 맞았어요.
그때 알았죠, 어른들한테 함부로 질문하지 말 것.
<살아간다는 건 뭘까>라는 제목 옆에 좀더 커다란 글씨로 "허튼 생각"이라고 적혀 있어요.
덕분에 옛날 기억이 떠올랐어요.
유난히 생각이 많았던, 조숙했던 아이가 무심코 던졌던 질문.
어쩌면 그때 이후로 그 질문은 꽁꽁 얼어렸던 것 같아요.
아니,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두었던 것 같아요.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고.
그러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조심스럽게 그 질문을 꺼내보았어요.
살아간다는 건 뭘까, 왜 살아야 하지,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걸까...
이 책은 어린이 그림책이에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상 수상 작가인 브리타 테켄트럽이 그림을 그리고 온갖 질문들을 적어 놓았어요.
뭘 알려주거나 보여주는 그림책이 아니라 질문만 던지는 그림책이에요.
마치 작가의 머릿속에 가득찬 허튼 생각들을 이 그림책 속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요.
"세상에 내 자리는 있을까?"
"하늘을 나는 법도 배울 수 있을까?"
"세상을 내 안에 품을 수 있을까? 아니면 세상 밖으로 밀려날까?"
"내가 모르는 것들은 왜 이렇게 무서울까?"
"너도 가끔 머릿속에
허튼 생각이 가득하다는 걸
느끼니?"
...
"아주 깊이 생각하다 보면 떠오르는 질문이 있어.
살아간다는 일의 의미는 뭘까?"
- 브리타 테켄트럽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보았을 질문들.
과연 이 모든 질문들이 허튼 생각인 걸까요.
살아있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 의미를 찾고 싶은 거예요. 그건 어른이 된다고 저절로 알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허튼 생각>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머릿속에 가득찬 허튼 생각들을 응원하고 있어요.
난 이런 생각을 해, 넌 어떠니?
와, 우린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아직은 답을 찾지 못했지만 멈추지 말고, 앞으로도 쭉 답을 찾아보자.
물론 각자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겠지.
그림책 첫 페이지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가 그려져 있어요.
네가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니?
저 하늘 높이 날고 싶니?
그래, 나도 늘 꿈꿨어.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꿈.
나도 모르게, 이 책을 보면서 마음 속 대화를 나눈 것 같아요.
<허튼 생각>이라는 제목 대신에 <참 좋은 생각>으로 바꿔야 될 것 같아요.
나와 이 세상 그리고 삶에 관한 모든 질문들이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