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힘 Philos 시리즈 4
조셉 캠벨 & 빌 모이어스 지음, 이윤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하필이면 신화입니까? 

우리는 왜 신화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까? 

도대체 신화가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25p)


살면서 한 번도 궁금하지 않은 주제일 수 있어요. 

그러나 조셉 캠벨의 강의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다면 어떨까요.

미국에는 우리의 교육방송과 비슷한 PBS(사회교육방송) 채널을 통해 캠벨의 강의를 들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고 해요.

조셉 캠벨은 1987년 세상을 떠났으며,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거행된 그의 영결식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고인을 기렸어요.

영결식장이 된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은 열 살 소년이던 캠벨이 인디언의 토템 기둥과 가면에 매료되면서 이 방면의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장소라고 해요.

또한 그 박물관에서 두 개의 TV 프로그램을 녹화했는데,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가 진행을 맡은 켐벨과의 대담 형식이었어요. 켐벨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방송 이후에 대담 원고를 요구하는 편지가 1만 4천 통에 이르렀고, 이를 계기로 PBS 시리즈와 이 책이 만들어졌어요.

우와, 이토록 오래된 책인 줄 몰랐어요. 

솔직히 '조셉 켐벨의 신화의 힘'는 마치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처럼 책표지만 아는 책이었거든요.

지금에서야 읽게 되다니, 책과의 만남도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신화의 힘>은 20세기 최고의 신화 해설자로 불리는 조셉 캠벨과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의 대담을 엮어낸 책이에요.

빌 모이어스는 8년 동안 캠벨의 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해요. 

다음은 캠벨과의 사적인 대화인데, 그의 말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나는 그에게, 나를 이렇게 제자로 만들어놓았으니 지금부터 생기는 일에 대해서는 깡그리 책임을 져워야겠다고 한 일이 있다.

그때 그는 웃으면서 로마의 속담을 인용했다.

"운명은 앞서서 뜻 있는 자를 인도하지, 뜻 있는 자의 멱살을 잡아끄는 것은 아니라오." (14p)


캠벨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찾고 있는 건 삶의 의미가 아니라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이라고 설명해요. 우리 삶의 경험은 우리의 내적인 존재와 현실 안에서 공명하는데, 그것을 찾는 실마리가 바로 신화라는 거예요. 신화는 인간 삶의 영적 잠재력을 찾는 데 필요한 실마리라고, 그래서 신화를 읽으면 내면으로 돌아가는 길을 배울 수 있다고 해요. 이때 자기 종교와 관련된 신화 말고 다른 문화권의 신화를 읽어야 한다고 해요. 그 이유는 자기 종교와 관련된 신화는 믿음이라는 문맥에서 해석하기 때문이에요. 남의 신화를 읽어야 상징의 메시지를 제대로 느끼고 해독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신화는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볼 수 있어요. 종교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신화를 바라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왜 캠벨이 신화 해설자가 되었는지 알 것 같아요. 무엇이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어요. 그는 과학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깨우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어요. 캠벨이 독서와 삶에서 엄청난 기쁨을 누리고 살았다는 것 자체가 신화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캠벨의 말이 아닌 삶 자체로 진정성을 느꼈다는 빌 모이어스의 회고가 가장 크게 와 닿네요. 

<신화의 힘>이 얼만큼 훌륭한 책인지는 설명할 수 없어요. 그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므로.

다만 캠벨은 '이 순간'이 바로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고, 본인이 그러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될 것 같아요.

무언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조셉 켐벨은 스스로 신화가 된 게 아닌가 싶네요.


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는 궁극적인 진리를 발견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틀린 것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시 중에 자주 인용되는 시가 있는데, 이게 중국의《도덕경》에도 나옵니다.

이렇습니다.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자는 실은 알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안다는 것은 실은 모르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아는 것이다."   (11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