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신은영 지음 / 이노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 나에게 말해 봐.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마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 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에 그 꿈들 속으로 잊혀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기억의 습작', 나는 나지막이 따라 불렀다. (179p)


저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흥얼거렸어요. 그때는 몰랐던 감성으로 불러봤어요.

멜로디에만 쏠려서 가사를 음미하지 못했던 그 노래.

영화를 통해 다시 들었을 때는 주인공의 심정으로 느껴졌던 그 노래.

<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라는 책 속에 등장했을 때는 이전과 다르게 느껴졌어요.

이 책에는 저자의 이상하고도 은밀한 경험들이 나와 있어요. 그 중에 단 하나도 똑같은 경험을 해본 적 없지만 어떤 기분이었을지는 짐작할 수는 있어요.

누군가의 경험들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문득 제 경험들이 떠올랐어요. 하나도 비슷하지 않은 경험들.

아하, 이런 것들이 바로 기억의 습작이구나...

오래된 경험들 중에는 점점 기억이 왜곡되는 것들이 있어요. 아마 가족이나 지인들과 추억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어서 놀란 적이 있을 거예요. 똑같이 기억할 거라는 착각을 하는 이유는 내 마음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동일한 경험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치진 않아요. 다만 나쁜 건 결국 나쁘더라고요.

경험 그 자체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그 경험이 어떻게 마음에 남았느냐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저자의 '두 선생님' 일화를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에 최악의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왜 그때는 학교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괴담처럼 몹쓸 선생들이 있었더랬죠. 근데 요즘 뉴스를 보니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진짜 최악인 것 같아요. 

저자의 이런 경험들 중에는 썩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 다수인 것 같아요. 원래 나쁜 건 더 강렬하게 기억되니까.

저한테는 색다른 경험담으로 다가왔어요. 필리핀에서 지내면서 겪었던 일들은 다른 건 다 빼도 평생의 인연을 만난 그 장면은 매우 현실적이라서 웃음이 났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낭만적인 요소가 눈곱만큼도 없어서, 그게 진짜 현실이죠. 왠지 닭살스러운 걸 몹시 꺼리는 저자라서 일부러 그런 장면을 빼놓은 듯 싶어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게 핵심인데 말이죠. ㅋㅋㅋ 

어찌됐든 나쁜 경험일랑 잊어버리고, 좋은 경험은 추억으로 간직하자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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