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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평점 :
세상에는 수많은 냄새들이 있지요.
어떤 냄새는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혹은 나쁘게 만들기도 해요.
그 중 따끈따근 구워낸 빵 냄새는 뭔가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요.
'행복하다'라기 보다는 '행복한 것 같은'이라고 표현해야 될 것 같네요.
상상만 해도 그래요.
<생강빵과 진저브레드>는 김지현 작가님의 산문집이에요.
맛있는 빵을 볼 때의 심정처럼 이 책은 생김새 자체부터 마음에 쏙 들어요.
모카빵 하나를 손에 든 기분이랄까.
이 책은 문학 작품 속 음식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옥수수 팬케이크 [Hoecake]
: 클로이 아줌마가 옥수수 가루 반죽으로 만들어내는 팬케이크, 튀김, 머핀, 그 외에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빵은 그녀만큼 노련하지 못한 요리사들에게는 숭고한 신비와도 같았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수준에 오르려고 부질없이 애를 쓰는 동료 요리사들을 입에 올리며 신이 나서 우쭐거리며 두툼한 옆구리를 흔들어대곤 했다.
_ 해리엇 비처 스토, <톰 아저씨의 오두막> (45p)
팬케이크는 집에서 자주 해먹는 간식이에요. 옥수수 팬케이크는 해본 적 없지만, 어릴 때 가게에서 파는 옥수수빵을 워낙 많이 사먹어서 추억의 간식이에요. 그런데 과거 미국 남부의 흑인들에게 옥수수 팬케이크가 소울 푸드였다고 해요. 원래 소울 푸드라는 말이 미국 흑인들의 아픈 역사 가운데 자신들을 달래주었던 음식을 가리켜 '영혼의 음식'이라고 부르면서 생겨났대요.
당신의 소울 푸드는 무엇인가요?
이 책을 읽다보면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조차도 애정이 생겨나요.
문학 작품 속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듯이, 음식에 대해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책과 음식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생강빵 [Gingerbread]
: "어라, 누나, 빵집이 없어졌어!" 마이클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러네." 제인도 그쪽을 쳐다보았다. 정말이었다. 빵집은 그 자리에 없었다.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신기해라!" 마이클이 맞장구를 쳤다.
"그렇지? 그런데 이 생강빵 진짜 맛있다."
그러고는 둘 다 생강빵을 베어 먹으며 사람, 꽃, 찻주전자 등의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내는 데에 열을 올리느라 그 신기한 일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 <우산을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 (59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