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교실 이야기 파이 시리즈
김규아 지음 / 샘터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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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아시나요?

<밤의 교실>에 나오는 늑대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됐어요.

오호~ 뭐랄까, 클라리넷의 멜로디가 마치 말하는 것 같아요. 삐리리이~ 삐이익

다함께 빰빰빰 잔잔히 흘러가다가 쾅쾅쾅~

그때 피아노 선율이 '나 여깄어!'라는 듯 또르륵 또르륵 그러다가 쏴아 쏟아지는 소나기 같아요.

음악이 머릿속에 비처럼 쏟아져 내려서 촉촉히 젖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오랜만에 음악으로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두 눈을 감고 조용히 혼자 감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밤의 교실>에는 늑대 선생님이 등장해요. 좀 뜬금없죠?

재미있는 건 주인공 김정우의 담임 선생님은 호랑이라는 거예요. 

호랑이 선생님께서 반 친구들에게 새로 오신 음악 선생님 늑대를 소개하고 있어요.

갑자기 아이들이 술렁대며 "어? 늑대야." "어디, 어디?"라고 떠들어요.

뭐지? 호랑이 선생님은 당연한 분위기인데 늑대 선생님은 왜 놀라는 거지?

늑대 선생님은 기타를 어깨에 메고,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요. 첫 만남을 기념해서 기타 연주를 해 준 늑대 선생님을 보면서 정우는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늑대 선생님께 온갖 질문을 퍼부어 댔어요. 그래서 수업 시간 내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아주 어릴 적부터 이유를 알 수 없이 빛에 눈이 너무 아파서, 두 살 때부터 선글라스를 썼고, 보통의 늑대 친구들처럼 사냥 수업에 나가지 못해서 친구가 별로 없었다고, 대신에 합창 수업에 열심히 나갔다고요.

늑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합창을 좋아한대요. 늑대들의 합창 연습은 대부분 밤에 이루어진다면서 반 친구들에게 밤에 하는 음악 수업, 즉 '밤의 교실'을 제안하셨어요.

"우와, 재밌겠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참여할 사람들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된다고 했어요.

사실 정우는 아빠와 둘이 살고 있어요. 엄마는 아빠와 싸운 뒤 따로 살아요. 프리랜서인 아빠와는 달리 출장을 자주 다니는 엄마는 늘 바빠서, 정우는 엄마 집에 못 갈 때도 있어요. 출장에 돌아온 엄마와 함께 정우네 가족은 자주 가는 식당에 갔어요. 맛과 행복이 가득한 '함박미소'

초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정우의 모든 생일 파티는 이곳에서 했어요. 식당 벽 한구석에는 1학년 때 찍은 가족 사진이 여전히 붙어 있어요. 그때에는 아빠, 엄마가 지금만큼 바쁘지 않았어요. 이 식당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정우는 학교에 새로 온 늑대 선생님 이야기와 '밤의 교실' 이야기를 맘껏 떠들었어요.

웬일인지 바쁜 엄마가 '밤의 교실'에 같이 가겠다고 했어요.

정우에겐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어요. 

언제부턴가 땅을 보며 걸어요. 그리고 몇 걸음인지 속으로 세어 봐요. 하나, 둘, 셋...

그렇게 땅과 내 발걸음을 내려다보며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나 혼자 지구를 발로 굴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요근래 눈이 나빠졌는지 자꾸만 흔들린 것처럼 보여요. 학원에서 공부하다가 우연히 창 밖을 봤는데, 그때 옥상에 서 있는 늑대를 봤어요.

바로 그 늑대가 정우네 학교에 새로 오신 음악 선생님이란 건 정우 혼자만 알고 있어요. 

정우는 강인하고 멋진 늑대를 정말 좋아해요. 방 한쪽 벽에 늑대 사진을 잔뜩 붙여놓을 정도로. 

그리고 같은 반 친구 송이를 좋아해요. 몸이 약한 송이는 체육 시간에는 혼자 운동장 한 켠에 앉아 있어요. 

정우는 송이에게 "송이야,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지만 속으로 삼키고 말아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 정우.

사춘기라고 하기엔 정우의 일상에서 뭔가 슬픈 외로움이 느껴져요. 

평소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정우가 늑대 선생님의 '밤의 교실' 덕분에 음악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 흐뭇하네요.

음, 저만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어쩌면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듣다가 감성이 너무 자극된 건지 <밤의 교실>을 읽다가 울컥했어요.

도대체 무슨 사연인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길. 

아름답고 감동적인 동화예요. 색연필로 채색된 그림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참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늑대 선생님이 정우에게 해준 멋진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도 힘이 될 것 같아서, 대신 전할게요.


"... 재즈는 정해진 악보가 없어서 늘 새롭지.

마치 인생 같아.

예상할 수 없는 기쁜 일, 슬픈 일이 모여서 인생이 되는 것처럼.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생각해.

내 삶이 하나의 곡이라면 어떻게 연주하고 있는 걸까."  (149p)


"달 브로치야. 선물받은 건데 너 줄게.

... 달빛처럼 살아. 어두운 곳을 비추면서.

너랑 만나서 반가웠어.

앞으로도 연주 계속 즐겁게 하렴. 약속."   (190-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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