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에요.
1995년 유네스코는 세계인의 독서 증진을 위해 '세계 책의 날'을 제정했어요.
스페인의 카탈류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의 날(St. George's Day)'과 1616년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
바로 4월 23일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올해는 본의아니게 책과 만나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봄 나들이 대신에 책 속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것 같아요.
<책과 노니는 집>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 동화예요.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자 초등 5학년 국어 1학기 듣기·말하기 교과서 수록 도서라고 하네요.
"서유당(書遊堂) ...... 책과 노니는 집?"
홍 교리 집 사랑채를 나서며 장이는 문 위의 현판을 읽어 내렸다.
'서유당(書遊堂)'이라는 현판 글자가 장이의 머릿속에서 즐겁게 노닐었다. (55p)
솔직히 놀랐어요. 일반적인 역사 동화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조선 시대에 천주교를 탄압하던 시기에 필사쟁이 아버지를 둔 장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예요.
장이의 아버지는 천주학 책을 필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매를 맞아 죽었고, 고아가 된 장이는 책방 어른 최 서쾌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최 서쾌의 약계책방에서 장이는 책을 배달하는 일을 했어요.
낙산 아래에 있는 '복숭아꽃 오얏꽃 핀 동산'이라는 뜻을 가진 도리원은 사헌부와 홍문관 관리들이 많이 드나든다는 소문난 기생집이었어요.
장이는 도리원에 책 배달을 갔다가 혼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는 여덟살 배기 계집아이 낙심이를 만났어요.
열두 살 장이에 비하면 한참 어리지만 당돌하고 똘똘한 낙심이는 낯선 장이에게 화를 냈어요.
첫만남부터 삐걱대는 장이와 낙심이... 사람의 인연이란 알 수 없어요.
최 서쾌는 장이에게 홍 교리 어른 댁에 『동국통감』이라는 책 한 권과 비단 주머니를 직접 갖다드리라는 심부름을 시켰어요.
비단 주머니 속이 궁금했던 장이는 가던 길에 꺼내보다가 저잣거리에서 행패를 부리는 허궁제비에게 걸려 뺏기고 말았어요.
허궁제비는 장이에게 비단 주머니를 찾고 싶으면 사흘 안에 닷 전을 가져오라고 했어요.
세상에나, 천하의 나쁜놈 같으니라고!
과연 장이는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까요.
이 동화는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 시대 상황을 보여줄 뿐 억지로 뭔가를 알려주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대단한 영웅 이야기가 아니어도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만으로도 가슴 뭉클했어요.
장이와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각자 느끼는 그 모든 것들이 바로 이 동화가 주는 선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