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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마 눈물 슬프면 그냥 울어
야해연 지음 / 보름달데이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눈물이 왈칵 나오는 날에는...
어릴 때가 생각나네요.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그냥 알게 된 것 같아요.
먼저 눈물을 보이면 지는 거라고.
그러니까 약해빠진 눈물 따위는 보이지 말자고.
눈물이 나도 꾹 참으라고.
오랫동안 참아서 그랬나봐요.
요즘은 별 거 아닌 일에도 눈물이 나요, 주책맞게스리...
<참지마 눈물 슬프면 그냥 울어>는 야해연 작가님의 시집이에요.
인스타그램 내에서 활동하는 시인(@POEM_LUV_17)이라고 해요.
시인에게 그대라는 존재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어요.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미 떠나보낸 사랑인 걸까.
바로 그 사랑 때문에 울고 웃어요.
내가 너를 좋아해
너를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거야
너를 좋아하는 사람은 여럿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 뿐이니까
너에게 특별해지고 싶은 거야
(23p)
조심스럽게 내가 너를 좋아해,라고 말했지만 그건 아마 사랑이겠죠?
세상에 오직 한 사람, 너한테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
영원할 줄 알았던 그 사랑이 이별 앞에 눈물이 되었네요.
사랑만큼 눈물을 쏟아내야 잊혀지겠죠.
달달한 사랑을 노래한 시를 읽고서 이별 후 슬픔이 느껴지는 시를 읽으니 마음이 아리네요.
눈물
한겨울
너른 벌판에 나가
차가운 바람을 맞아
너에게 줘버린
내 마음 대신
가득 찬 눈물이
얼어버리게
더 이상 나오지 않게
(82p)
요즘 흘리는 눈물은 실연의 아픔과는 거리가 멀지만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정은 똑같은 것 같아요.
뭔가 마음 안쪽에서 견딜 수 없어서 터져나오는 감정들...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눈물을 이제는 참지 않고 흘려요.
야해연님의 시집 속에는 특별한 게 숨겨져 있어요.
바로 #19금의 감성이 필요한 시.
제 글은 전연령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시인지 밝힐 수는 없어요.
개인적인 감상평을 하자면 "짧지만 강하다!"예요. 단 몇 줄의 시를 읽은 후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고나서 제목을 보고 피식 웃게 돼요.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한테는 "네가 생각하는 그거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
살면서 눈물은 덜 흘리는 게 가장 좋지만 어쩔 수 없이 흐른다면 참지 말고, 기왕이면 토닥토닥 안아줄 사람 한 명쯤 곁에 있으면 더 좋고,
혼자 울더라도 숨죽이지 말고 그냥 펑펑 울기를.
아무리 슬프고 서러워도, 사람이 흘릴 수 있는 눈물은 한계가 있더라고요. 젖은 빨래처럼 꽉꽉 짜내고 나야 쨍쨍한 햇볕에 말릴 수 있어요.
상큼하게 바싹 마른 빨래처럼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