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억 보따리.

국민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에겐 동창회 같은 책.

<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는 야루 산문집이에요. 김야루 씨?

오래된 것들을 보고 찾고 모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어쩐지 농담도 레트로 ㅋㅋㅋ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템들을 보니 새삼 세월이 느껴지네요. 옛날 사람의 감성.

카세트 테이프, 플로피 디스크, LP, 비디오테이프... 그땐 그랬지.

책의 목차가 <현대가요 TOP 10>으로 꾸며진 게 재미있어요. 


1. 오락실 - 한스밴드 (1998년)

2. 조조할인 - 이문세 (1996년)

3. 말하자면 - 김성재 (1995년)

4.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 양수경 (1989년)

5. 나만의 친구 - 솔리드 (1995년)

6. 오늘 같은 밤이면 - 박정운 (1991년)

7.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 봄여름가을겨울 (1988년)

8. 늦은 후회 - 보보 (2001년)

9. 마지막 사랑 - 박기영 (1999년)

10.  


가요 제목만 봐도 자동으로 흥얼흥얼 멜로디가 흘러나와요.

책에는 따로 연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노래와 함께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80년대와 90년대까지는 비슷한 느낌이라면 2000년대부터는 완전히 세상이 바뀐 것 같아요.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변하고, 새롭게 생겨났어요.

오락실 대신에 PC방이 생겼고, 조조할인은 있지만 예전처럼 극장 매표소 앞에 줄 서는 일은 사라졌죠.

옛날 인기가요는 길보드 차트, 즉 길거리에서 음반을 파는 노점상 스피커에 얼마나 자주 흘러나오느냐로 알 수 있었죠.

사실 이 책에서 옛날 가요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질 않아요. 단지 목차에만 등장하죠. 그건 마치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스위치랄까. 딸깍!


#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 늘 어울리는 친한 형과 새로 산 LP를 틀어놓고 작업실에서 서로의 일을 보고 있다.

형은 그림을 그리고 나는 옆에서 글을 쓴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음악에 기대어 꽤 오랜 시간 동안 각자의 할 일을 한다.

시간이 흘러 그렇게 서너 곡쯤 지났을까? 

그때의 트랙의 전주가 나오자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한 군데에서 시선을 마주한다.

잠깐 서로의 하던 일을 정지한 채 그 음악에 맞춰 동시에 탄성을 내지른다.

그리고 후다닥 일어나서 형식 없는 몸짓을 마구 나풀댄다.

노래가 끝나자 형은 다시 그림을 바라보고 섰다.

나도 당연히 귀에 꽂은 펜을 오른손에 쥔다.

뭐 있나. 겨우 이런 일로 우린 늘 잘 지낸다.  (59p)


앞서 이 책의 목차를 적으면서 10번째가 비어 있는 건 실수가 아니라 원래 책 내용 그대로를 옮긴 거예요.

저자는 센스 있게 마지막을 빈 칸으로 만들었어요. 왜냐고요? 

당연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거죠. 어느새 혼자 곰곰히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나만의 TOP 10.

그러다가 결국 한 곡도 못 고른 채, 그냥 그때 그 시절 노래들을 들었어요. 우와, 노래 따라 추억이 방울방울 샘솟아~ 

아하, 그래 변하지 않는 게 있었구나...

어쩌면 야루님의 스카비오사, 그것이야말로 소중한 추억인지도 모르겠네요. 


# 만화경

: 사진은 평평한데

추억은 3D 야.   (17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