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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맏형의 6070 음악감상기 - 그 시절 심야 라디오 음악방송의 추억의 노래들
김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평점 :
세상에는 다양한 능력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인 취미가 점점 발전하여 전문가 수준에 이른 경우들.
<베이비붐 세대 맏형의 6070 음악감상기>의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저자는 1955년생으로서 자신을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들(대략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의 맏형뻘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그때 그 시절, 중고등학생에게 심야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은 거의 유일한 오락거리이자 또래들에겐 밤동무였다고 추억하고 있어요.
1971년부터 3년 동안은 본격적으로 음악에 빠져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심야 라디오방송을 들으면서 해외 팝과 국내 포크 음악 등 대중음악들을 즐기게 되었대요.
대학에 입학한 1974년 이후에는 가끔씩 음악다방에서 신청곡(리퀘스트 뮤직)을 통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고, 집에 드디어 전축이 생겨서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반을 직접 구해서 들었대요. 지금도 즐겨 듣는 대중음악들은 거의 대부분 1970년대 심야 라디오방송에서 들었던 올드 팝과 그 시절의 국내 음악들이라고 해요.
몇 년 전 처음으로 유럽행 항공기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1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이라 취침용 음악으로 옛날 음악을 들었대요. 그런데 잠이 오기는커녕 도리어 한 곡 한 곡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예전에 그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정들이 떠올라서 기록했더니 대략 50여 곡이었대요.
우와, 음악의 힘이란 놀라운 것 같아요.
음악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의 시간까지 공유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이 곧 추억이 되나봐요.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과 함께 인생이 흘러가니까, 세월만큼 음악도 깊어가니까.
이 책은 순수한 대중음악 팬의 입장에서 1960~70년대 음악을 추억하기 위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 마디로 '음악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이랄까.
혹시나 6070 세대가 아니라 망설인다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어요. 음악을 통해 과거 시간 여행을 한다고 상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추억의 음악감상실 DJ 가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 속으로~~~
아하, 진짜 음악까지 바로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쩔 수 없이 직접 찾아 듣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되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아요.
세계 포크 음악계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부터 수많은 뮤지션들의 이름이 등장해요. 미국의 포크 듀오 에벌리 브라더스는 몰라도, 사이먼 앤 가펑클은 알아요. 대표곡 'Bridge over troubled water'를 처음 들었을 때 잔잔한 멜로디에 따스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나요. 우리나라 발라드 그룹 'SG워너비(Simon & Garfunkel wanna be)'라는 팀명도 사이먼 앤 가펑클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지었다고 하네요. 어쩌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해도 한국 대중 가요의 뿌리에는 1960~70년대 해외 음악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겠네요. 포크, 컨트리, 로큰롤, 알앤비, 소울, 스탠다드 팝, 소프트 록, 하드 록, 칸초네, 샹송, 디스코 등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존재하지만 음악이 주는 감동은 장르 구분이 없는 것 같아요. 감동을 주는 음악이 곧 좋은 음악이에요.
미국의 포크 록 그룹 마마스 앤 파파스의 대표곡 'California dreaming'은 1995년 상영된 홍콩영화 「중경삼림」에 삽입되면서 국내에서는 거의 30년이 지난 시점에 큰 인기를 얻었어요. 저도 영화 덕분에 알게 됐고 이후로 쭉 좋아하는 곡이에요. 몽환적인 느낌이 영화의 한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묘한 기분이 들어요.
또한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는 1970년대에도 인기가 높았지만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사랑받는 곡들 가운데 하나예요. 저자는 2000년대 중반에 가족들과 함께 네바다 주를 거쳐 다음 목적지인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대요. 마침 캘리포니아 주에 접어들었을 때 우연히 차 안의 라디오를 켰는데 바로 'Hotel Califonia' 전주의 기타 소리가 잔잔히 흘러나오더래요.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절묘한 타이밍이라서 그때 그 장소에서 들었던 'Hoter California'가 생애 가장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았다고 하네요. 지금도 아내와 함께 어쩌다 이 노래를 들으면 당시의 감격적인 순간을 회상한대요. 누구나 좋아하는 곡이지만 추억이 더해지면 좀더 특별한 인생곡이 되는 것 같아요.
문득 요즘 젊은 세대를 위해서 이 책에 소개된 6070 음악을 직접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낯설고도 새로운 음악적 교감 혹은 소통의 장,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 취향으로는 악뮤가 편곡해서 들려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