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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카시마 젠야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애덤 스미스>는 일본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 다카시마 젠야가 쓴 책이에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절반밖에 이해되지 못한 스미스상像을 바로 세우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한 마디로 "애덤 스미스 바로 알기"라고 할 수 있어요.
우선 일본 국민에게 애덤이라고 하면『국부론』, 스미스, 자유방임주의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고 하네요.
그건 전후 일본의 교육문제, 즉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똑같은 질문을 현재 우리에게 한다면 어떨까요. 왠지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우리의 교육개혁도 갈 길이 멀기에...
일본은『국부론』의 번역서가 메이지시대(1868~1912년)가 시작될 무렵에 나왔다고 하니, 벌써 100년도 넘은 셈이에요.
그런데 애초에 일본 지식인들은 애덤 스미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일본 근대화 관점에 맞춰 애덤 스미스를 이용했다고 해요.
즉 스미스란 인물을 통해 후진국 일본이 부유하고 강대한 근대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방책으로 여겼던 거예요.
일본 근대화 100년 동안 길잡이 별로 숭상해왔던 선진제국의 사상가 중 한 사람이 애덤 스미스였던 거죠.
그래서 저자는 일본의 근대사를 반성하는 입장에서 애덤 스미스를 재고찰하는 것이 현대 일본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적 과제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시대를 주목해봐야 해요.
18세기 서유럽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어요.
1760년대부터 시작된 영국의 산업혁명, 1776년에 절정에 달한 미국 독립전쟁, 1789년에 폭발한 프랑스혁명이라는 3대 역사적 사건이 있었어요.
스미스는 18세기 이후의 자유주의 사상에 혁신적 영향을 주었지만 레닌과 같은 혁명가가 아니라 학자였다고 해요. 그의 이름이 역사에 남은 건 『도덕감정론』,『국부론』의 저자이기 때문이에요. 1776년 3월 9일 드디어 『국부론』이 세상에 나왔고, 정확히는 『제諸 국민의 부의 성질과 제諸 원인에 관한 연구』로 되어 있었어요. 이 책에서 처음으로 근대사회의 전모를 파악하여 제시함으로써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던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꽤 고가였는데도 초판 약 천 부가 반년 만에 품절되었다고 하니 18세기 베스트셀러였네요. 이로써 스미스는 일약 당대의 권위자가 되었어요.
『도덕감정론』은 단순히 도덕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사회철학원리를 밝힌 책이에요.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의 에토스(마음상태)와 로고스(구조법칙)는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고 본 거죠. 『국부론』에서도 주로 경제세계를 중심으로 논하지만 경제 이외에도 정치, 법, 교육, 역사, 문명 등을 중심으로 한 사회 전체, 특히 근대사회의 전체상을 묘사하고 있어요. 따라서 『국부론』은 『도덕감정론』의 일부이자 분신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근대사회는 곧 시민사회 civil society 를 뜻해요. 여기에서 civil 이란 단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모두 같아요. 시민이란 사회를 구성하는 한 인간으로서 또한 국민의 일원으로서 독립적인 책임을 지닌 인간을 가리키는 말로서, 각자가 사회나 국민의 일원이라고 자각하는 것이 곧 시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저자는 일본인들이 '시민적'이라는 표현을 낯설게 여기는 점을 들어 아직까지 일본은 시민사회라고 일컬어질 만한 근대적인 인간 관계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요. 이 부분을 오해하면 안 될 것이, 다카시마 젠야의 <애덤 스미스>는 출간된 지 50년도 더 지난 책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50년 세월이 흐른 지금의 일본을 보면 안타깝게도 근대적 시민의 에토스가 뿌리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성숙한 시민사회를 통해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카시마 젠야가 분석한 국부론을 보면서 위대한 사상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됐어요. 스미스의 전체상을 보려면 스미스의 틀에서 벗어나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것이 스미스를 현대적 시각에서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저자는 나무와 숲을 다 보는 관점, 즉 현대적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 칼 마르크스(1818~1883년)를 들고 있어요.『자본론』이야말로 현대적 시각에서『국부론』을 제대로 파악한 최초의 저서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마르크스는 산만해 보이는 스미스의 자본개념을 정리하여 가치법칙으로 연결시켜 이론적 체계를 세웠다는 점에서 스미스와 동일선상의 철학자라는 거예요.
결론적으로 일본이 스미스 연구의 백 년 역사를 가졌다는 점에는 박수를 보내며, 지금 시대야말로 올바른 스미스상이 절실한 때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