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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0년 3월
평점 :
오랜만에 JTBC <차이나는 클라스>를 봤어요.
특집 공개 강연 마지막 4탄(147회) 독일 전문가 김누리 교수님의 '새로운 나라를 만든 독일의 교육'이 주제였어요.
우와, 정말이지 놀라운 강연이었어요.
한국의 교육을 독일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풀어낸 내용들이 가슴을 찌릿하게 만들었어요.
"...사실은 한국 교육에서 단 한 번도 인간을 기르는 교육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이 한 마디가 가슴을 꿰뚫는 핵심이었어요. 우리가 왜 불행한 나라에 살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명백히 깨닫게 됐어요.
작년에 방송된 <차이나는 클라스> 131회, 132회까지 찾아 봤어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네요. 일단 보세요. 꼭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안 본 사람에게 추천해주세요. 강력추천이요.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는 김누리 교수님의 강연을 풀어 쓴 강연록이에요.
JTBC <차이나는 클라스> 131회 '독일의 68과 한국의 86'편과 132회 '우리의 소원은 통일?' 편을 녹취하여 최대한 방송 내용을 그대로 살리고,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보충했다고 해요. 방송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내용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까지 담아내고 있어요.
당연히 강연을 먼저 봐도 좋겠지만 순서와 상관 없이, 강연과 책 모두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을 더 나은 사회를 바꿀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에요. 누가 대신 해주지 않아요.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부터가 변화의 시작일 거예요.
따지고 보면 촛불 혁명을 기점으로 민주시민의 정신이 깨어났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아직 우리의 혁명은 도착하지 않았어요. 그건 우리 사회가 광장 민주주의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뿌리 깊은 유교 사상으로 인해 일상 민주주의는 여전히 낙후되었기 때문이에요.
독일 전문가 김누리 교수님이 독일을 거울 삼아 이야기하는 건 독일과 우리의 현대사 궤적이 유사하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원하는 건 헬조선을 벗어나 유토피아로 가는 것이 아니라 독일처럼 '상식이 통하는 나라'인 거예요. 독일은 교육을 통해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었고, 한국은 교육을 통해 자본주의 노예를 만들었어요.
한국 교육은 경쟁의 덫에 걸려 있어요. 학교에서는 성적순으로 학생을 줄 세우고, 교사의 체벌은 '사랑의 매'로 미화되었어요. 제가 강연에서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 전혀 없었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분노했던 건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겪었던 인권침해가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체벌이 금지되었지만 여전히 수준 이하의 교사들이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아이들의 인권을 훼손하고 유린하고 있어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교육 문제 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왜 한국에서 교육은 입시로 연결되는 것인지, 도대체 교육개혁은 언제쯤 가능한 것인지 답답했어요. 학부모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함구하는 이유를 내 아이가 피해를 당할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요. 부모 세대들이 받아온 교육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다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근본적으로 한국 교육을 바꿀 생각은 못하고, 기존 시스템에 맞춰 가는 데에만 급급했던 것 같아요.
김누리 교수님을 통해 본 독일의 교육은 우리 교육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해줬어요. 올바른 민주시민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배움을 통해 만들어져요.
기형적인 국가, 부조리한 사회를 만든 것은 남한과 북한의 냉전체제예요. 따라서 이를 해결하려면 냉전체제가 시급히 해소되어야 해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이 아니라 냉전체제 극복이에요. 저자는 한 신문 컬럼에서 "문 대통령은 해방 이후 처음으로 '통일을 안 할 수도 있다'라는 말을 명시적으로 표명한 최초의 대통령이다"라고 쓴 적이 있다고 해요. "남한과 북한은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평화롭게 공동 번영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 199p)
대통령 말의 핵심은 '평화가 통일보다 우선한다'는 거예요. 평화우선론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가치와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이나 특정지역을 도발하며 가짜뉴스로 분열을 조장하는 무리들을 목격했어요. 다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더욱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우리가 깨닫는 순간 바꿀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