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뷰티풀 큐어 - 면역학의 혁명과 그것이 당신의 건강에 의미하는 것
대니얼 데이비스 지음, 오수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먼저 면역학을 연구하는 모든 과학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뷰티풀 큐어>를 통해서 면역체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알게 됐어요.
연구소 현미경을 통해 보는 세계, 면역계에 관한 연구들이 마치 우주 탐험처럼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저자 대니얼 M. 데이비스는 맨체스터대학교의 면역학 교수로 임상면역학 분야 전문가라고 해요.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면역계의 수수께끼, 면역학의 혁명 그 놀라운 발견과 우리 몸 속 면역계 지도를 보여주고 있어요.
실제 연구자라서 그런지 책에 소개된 연구자들 이야기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네요.
그 중 캐나다의 면역학자 랠프 스타인먼은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스타인먼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그의 업적뿐 아니라 그의 연구 태도 때문이에요. 밝혀질 때까지 시도를 멈추지 않는 끈기와 열정.
처음 스타인먼이 연구하던 주제는 면역세포가 어떻게 자기의 환경에서 분자를 집어삼킬 수 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었어요.
면역반응이 쉽게 일어나는 곳이 비장이었고, 스타인먼은 쥐의 절개한 비장에서 분리시킨 T세포와 B세포를 현미경으로 꼼꼼하게 관찰했어요.
그때 뒤범벅된 세포들 중 별모양처럼 끝이 뾰족뾰족한 돌출 형태의 세포를 발견했어요.
사실 스타인먼이 이 세포들을 본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 세포들은 과거에도 관찰된 적이 있었대요.
무려 100여 년 전인 1868년, 독일의 생물학자 파울 랑게르한스가 피부 속에서 별 모양의 세포를 발견했는데, 신경세포라고 생각했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던 거예요.
스타인먼이 이 이상한 세포에 주목하여 알아보고자 했다는 점이 중요해요.
"누구나 보았으나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 핵심이에요. 이건 모든 훌륭한 과학자들의 공통점인 것 같아요.
스타인먼은 이 세포에 '수지상세포 樹枝狀細胞 dendritic cell'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리스어 '덴드론'은 나무를 뜻하는데, 세포 모양이 나무 기둥에서 이리저리 튀어나온 가지의 돌출부처럼 특이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해요. 그는 이 세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장장 40년에 걸친 연구를 했어요.
스타인먼의 진정한 가치는 드러난 업적뿐만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했고, 마지막까지 헌신했다는 점이에요.
그가 끝까지 연구했기 때문에 수지상세포를 연구하는 다른 과학자들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일본의 여성 면역학자 이나마 카요는 수지상세포를 몸 밖에서 변형시킨 다음 면역반응을 대비하기 위해 다시 몸 속으로 주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 실험으로 수지상세포를 기반으로 한 백신, 치료제 연구가 이어졌어요.
2007년 3월, 스타인먼은 췌장암 진단을 받고, 자신의 몸을 실험대상으로 연구를 밀고 갔어요. 이 실험을 하며 4년 6개월을 더 살았지만, 2011년 9월 30일 6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어요. 근데 사망한 지 사흘 후 노벨위원회는 그를 수상자로 발표했어요. 만일 노벨위원회가 그의 사망 소식을 미리 알았다면 취소되었을텐데, 예외적으로 그 상을 그대로 수여하기로 결정했어요. 제인웨이가 사망으로 노벨상을 타지 못했던 그 해에 스타인먼은 사망했어도 노벨상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 되었어요.
현재 수지상세포 백신은 아직 암 치료에서 흔히 쓰이는 치료법은 아니고, 수지상세포를 기반으로 한 다른 백신들이 임상실험 진행 중이라고 해요.
일명 짐이라 불리는 제임스 앨리스는 그의 연구팀과 함께 암 치료제의 혁명을 가져온 중대한 발견을 했어요. 앨리슨이 찾아낸 신비한 T세포 수용체 단백질의 이름은 세포독성 T세포 관련분자로 , 간략히 CTLA-4라고 이름 붙였어요. 그러나 앨리슨이 최초 발견자는 아니에요. 1987년 마르세유에 있던 피에르 골스타인의 연구소에서 발견됐으나 골스타인은 그 역할까지 밝혀내지는 못했어요. CTLA-4 차단이 다양한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한 뒤로 생명공학 기업인 넥스스타의 면역학자 앨런 코먼이 인간 CTLA-4를 차단할 항체 연구에 돌입했어요. 넥스스타는 다른 제약회사인 메다렉스에 이 아이디어를 재실시할 권한을 줬고, 메다렉스가 인수한 제3의 기업인 젠팜에서 인간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항체- 이름은 MDX-010-를 전문으로 생산하게 되었어요.
한때 경쟁자였던 블루스톤과 앨리슨은 이제 파커연구소에서 함께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해요. 파커연구소의 목표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다른 치료법과 결합시킴으로써 환자의 몸 속 암을 탐지해낼 수 있는 면역세포를 환자에게 확실히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요. 암 정복의 날도 머지않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