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라일락
이규진 지음 / 하다(HadA)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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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작가님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파체> 이후 두 번째 만남이라 반가웠습니다.

이번엔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영화 <신과 함께>를 떠올리게 하는 판타지라서 놀랐습니다.

정말 영화를 보듯이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혼자만의 상상이지만 주인공에 어울리는 배우를 캐스팅하여 나만의 영화를 찍었습니다.

누구였는지는 비밀!

아마 다들 읽고나면 자신만의 주인공 얼굴을 상상하게 될지도... 누가봐도 첫눈에 반할 만한 미모.

주인공 윤석진은 스물여덟 나이에 죽음을 맞았고, 끝도 없는 시험과 고난의 길을 거쳐 천국의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불쑥 블루진을 입은 사내가 다가오더니 자신은 수호천사라면서, 아직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석진이 그동안 있던 곳은 연옥으로, 이십 년 동안 지상에서 지은 죄를 씻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 가지 죄가 남았기 때문에 그 죄를 씻기 전에는 절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겁니다.

마지막 남은 죄는, 석진이 자신의 아들을 혼자이게 한 죄라는 것, 그 죄에 대한 보속은 직접 그 아이를 돌봐야 된다는 겁니다.

석진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건 아들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런 몹쓸, 무책임한 남자같으니라고!

천사가 허공을 향해 손을 뻗자 대형 모니터가 나타났고, 화면에는 꽃집인 듯한 실내에 소년 하나가 보였습니다. (오호! 하늘에도 첨단기술이~ 이른바 천공기술!)

아, 누구지? 

생의 모든 기억 속에 한 여인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에게 주문한 꽃을 가져다주던 작고 초라한 꽃집 아가씨 라혜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처럼, 석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아들이 있는 세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아들의 이름은 라일락.

석진은 꽃집으로 들어가 자신의 아들을 와락 끌어안으며, "안녕, 라일락! 내 아들!"이라고 외쳤습니다.

깜짝 놀란 일락은 석진을 밀쳐냈습니다. 

사실 석진의 외모는 많아봐야 서른 살로 보이는데 다가, 완전 꽃미남이었으니... 일단 일락은 아버지 석진을 닮지 않았다는 점.

만약 아버지와 똑닮았다면 서로 보자마자 알아봤을텐데. 

스무 살이 된 일락은 3년 전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에 혼자 꽃집을 운영하며 하루하루 버겁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석진이 갑자기 일락의 눈앞에 나타나서 내가 니 애비다, 라고 우기며 같이 살게 되면서 별별 일들이 벌어지는데....

뻔한 설정일 수도 있지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석진과 일락 이외에도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약간의 미스터리를 포함.

타고난 꽃미남 윤석진은 생전에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만 했을뿐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다정했지만 속마음은 그들의 사랑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일락의 엄마 혜진과도 스치는 인연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입니다. 물론 일락이 태어나기 전에 석진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혜진은 죽을 때까지 첫사랑 석진을 마음에 품고 사랑했습니다. 일락에게는 아빠가 죽었다고 얘기했지만 일락은 언젠가 아빠가 찾아올 날을 꿈꿨습니다.

그래서 천사는 석진에게 아들 일락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아빠가 되어 아들의 진실한 사랑을 받으라는 미션을 준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겪을 일이 없겠지만 (내 수호천사는 어디있는겨?) 석진을 통해서 또 한 번의 삶이 준 기적, 그 사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에도 짧은, 봄날에 핀 라일락... 그 향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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