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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찾아 떠나는 오지여행
홍상순.설태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특별한 여행책을 만났어요.
어느 나라, 장소가 아니라 어떤 대상을 찾아가는 여행이에요.
그 주인공은 바로 고래예요.
<고래를 찾아 떠나는 오지여행>의 저자는 두 명의 방송기자라고 해요.
이 책의 탄생 비화는, 원래 책을 쓰려던 게 아니었다는 거예요.
한 명은 환태평양에 공존하는 고래 문화사를 다큐멘터리로 기획했고, 다른 한 명은 세계 최초로 고래를 360˚ VR 영상에 담아 어린이 테마파크에서 상영할 계획이었대요.
어찌됐든 고래를 찾아 떠난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먼저 만나게 된 거죠. 영상 매체와는 달리 책이라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단순히 고래를 주제로 한 여행정보만 다룬 것이 아니라 고래생태관광과 고래잡이가 공존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책의 구성도 크게 세 가지로, 고래생태관광과 고래잡이 그리고 고래문명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고래 종류별로 만나볼 수 있는 세계의 고래생태관광지는 여섯 곳을 소개하고 있어요.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스리랑카 트링코말리, 통가 바바우, 호주 케언스, 필리핀 오슬롭, 한국 울산 장생포.
QR코드를 찍으면 현지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요. 통가 혹등고래 취재기는 생생한 고래의 모습을 촬영하는 과정을 보여줘서 신기했어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고래 관찰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아요.
고래의 진로 선상에 있으면 안 되고, 100m 이내로 접근하면 안 돼요. 소음 금지, 과속 금지. 그러니 고래를 영상에 담아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하게 되네요.
비록 영상이지만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며 물을 내뿜는 고래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네요. 고래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동물인 것 같아요.
우리 눈에는 고래가 물을 뿜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올라와서 폐에 있던 오래된 공기를 토해내는 거래요.
여기서 잠깐 퀴즈~ 고래의 숨구멍은 1개일까요, 아니면 2개일까요?
책 속에 답이 나와 있어요.
고래를 눈으로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고래와 수영하고 싶다면 전문 여행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고래와 함께 수영을 하려면 순서를 지켜야 한대요.
먼저 가이드가 혼자 배에서 내려 고래의 상태를 확인하고 관광객이 접근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지시에 따라 들어갈 수 있대요. 한 번에 최대 4명으로 제한하는데, 이유는 고래가 무서워서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래요.
우리나라에 고래바다여행선이 처음 도입된 건 2009년이고 고래탐사선을 운영하는 곳은 울산과 제주 2곳뿐이에요.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 옆에 선착장이 있으며, 참돌고래가 울산 앞바다에 나타나는 4월에서 10월까지 운행된다고 해요. 20세기에 울산 장생포는 고래잡이 전지 기지로 고래를 쉽게 발견했는데 지금은 산업 물동량이 많은 상업항으로 바뀌면서 고래를 발견하기 힘들어졌다네요.
다음은 고래잡이 현장을 찾아나섰어요. 인도네시아 럼바타 라마레라, 러시아 추코트카 로리노, 미국 알래스카 배로, 페로제도, 일본 다이지.
그 중 페로제도는 영국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 사이 북대서양에 있는 섬나라이며, 들쇠고래잡이 방식이 다소 충격적이었어요. 피바다가 된 바다 사진를 보니,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놀라운 건 페로제도 사람들의 식습관이에요. 아주 오래 전부터 생존을 위해 고래 고기를 먹어 왔기 때문에, 지금 고래를 대체할 돼지고기나 쇠고기가 있어도 잘 먹지 않는다고 해요. 그들에겐 생선이나 고래를 먹는 게 익숙하고 당연한 삶이래요. 현대적 의미에서 페로제도의 고래잡이는 직접적인 생존 목적보다는 원주민 전통을 위한 공동체 의식 함양이라는 문화적 요소가 더 크다고 하네요. 고래와의 공존, 지구 환경을 생각한다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고래문명을 살펴볼 수 있는 여행이 나와 있어요. 페루 나스카의 나스카 지상화, 칠레 탈탈의 엘 메다뇨티, 미국 워싱턴주 네아 베이의 오제트 바위그림, 호주 시드니의 지본헤드, 베트남 호치민시 껀저지구의 응인옹축제, 한국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까지 여행지로서 이동경로, 볼거리, 먹을거리와 인류역사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어요.
보너스로 반구대 암각화 AR을 즐길 수 있어서 알차고 의미 있는 고래 여행이 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