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년, 동백꽃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1
정복현 지음, 국은오 그림 / 책고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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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아!"

<제주 소년, 동백꽃>의 주인공 이름이 동백이에요.

제주 소년 동백이 유배 온 추사 김정희를 만나 글과 그림을 배우면서,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예요.

동백나무는 한겨울에 동백꽃을 피워내지요. 어여쁘다고 감탄하면서도 겨울 추위에 핀 꽃이 가엾어 보이기도 해요.

소년 동백의 이야기는 힘없는 민초의 시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안타깝고 마음 아팠어요.

권력 앞에 쓰러지고 밟히는 민초들에게 스스로 헤쳐나갈 방도를 알려준 이는 바로...   


동백의 아버지는 조방장(장수를 도와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관직)에 모함으로 관아에 끌려가 곤죽이 되도록 두들겨 맞았어요.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아버지는 몸만 다친 게 아니라 마음까지 심하게 다쳤나봐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들짐승처럼 울부짖다가, 점점 가슴에 한이 맺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어요. 어머니의 병구완에도 아버지의 병은 낫질 않았고, 나중에는 밭을 팔고 빚까지 내어 약값을 보탰지만 차도가 없었어요. 결국 아버지는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어요.

남겨진 가족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 없이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했어요. 동백은 굶어서 얼굴에 버짐 꽃이 핀 동생들을 보며 마음이 아려 왔어요. 동생들을 배불리 먹일 수만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만 같았어요. 

동백은 어머니에게 사계 바다에 다녀오겠다고 했어요. 사실 아버지가 조방장에게 험한 꼴을 당한 뒤로 어머니는 그쪽에 얼씬도 못하게 했는데, 먹을거리를 구하러 가는 동백을 말리지 못했어요.

어느날 동백은 대정향교 쪽에서 걸어오는 양반을 보게 됐어요. 아버지처럼 아무런 죄가 없어도 매를 맞는 세상인지라, 동백은 조심조심 길 한쪽으로 비켜섰어요. 그때 지나가던 양반이 땅에 그린 동백의 그림을 보고는 이름을 물었어요. 


"이름이 무엇이냐?"

"임...... 동백이라고 합니다."
"그래, 임동백이라, 이름이 좋구나."

"이 사람은 너를 닮았구나. 아버지냐?"

"예."

"그래...... 그림 잘 봤다."  (30-31p)


동백은 퍼뜩 그가 한양에서 높은 벼슬을 지내다 귀양 왔다는, 다들 '한양대감'이라 부르는 분이란 게 떠올랐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어머니는 대정고을 최고 부자인 송찰방을 찾아가 장례 비용을 빌렸어요. 그 송찰방이 동백의 집을 찾아와 빚을 갚으라 독촉을 하더니, 설 쇠기 전에 못 갚으면 어린 여동생을 데려간다고 엄포를 놓았어요. 안 좋은 일은 연달아 닥친다고, 송찰방이 다녀간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세금을 걷으러 다니는 징수관이 들이닥쳤어요. 어이없게도 죽은 아버지의 군포를 내라는 거였어요. 어머니가 따졌지만 징수관은 관아에서 시키는 일이라며 큰소리쳤어요. 어머니는 발을 뻗고 울분을 터뜨렸어요. 동백은 어머니를 부둥켜안았어요. 천성이 밝고 구김살 없던 동백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변했어요. 불쑥불쑥 화를 내고 말투도 거칠어졌어요. 

동백은 조방장의 얼굴을 똑같이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을 써서 관아에 방을 붙였어요.


이 자는 가난한 백성들을 죄없이 괴롭히고

재물을 빼앗아 갔으므로 보는 즉시 관아에 신고하기 바람

       - 대정현감   (45p)


관아 앞에 사람들이 모여 쑥덕였어요. 관아에서 죄지은 조방장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방 붙은 사람을 잡는다는 얘기였어요. 

아무도 동백이가 글을 쓸 줄 안다는 걸 모르니 다행인데, 엉뚱하게도 글을 쓸 줄 아는 강성출 어른이 붙잡혀갔어요. 어머니와 동백은 강성출 어른 일로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어머니가 관아에 끌려갔어요. 이유는 모슬봉 밭을 허락 없이 일궜다는 것인데, 똥만이가 여럿을 한꺼번에 관아에 일러바쳤던 거예요.

잠도 못 자고 궁리한 끝에 동백은 한양대감을 찾아가기로 했어요. 한양대감은 유배를 왔지만 고을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한양대감은 동백에게 오늘부터 왼손잡이가 되어, 자신한테 글과 그림을 배우는 것이 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어요. 밤마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한양대감에게 오라고 했어요. 배움의 발견, 그것이야말로 삶을 지탱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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