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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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남은 수학의 공식 종교의 율법 우주의 섭리

내게 주어진 운명의 증거 (...)

너에게 내민 내 손은 정해진 숙명 (...)

걱정하지마 love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 (...)

우주가 생긴 그날부터 계속

무한의 세기를 넘어서 계속

우린 전생에도 아마 다음 생에도 영원히 함께니까   (19p)


설마, 디엔에이?

코페르니쿠스 혁명, 인간은 왜 우주의 미아가 되었는가를 묻는 이 책에서 방탄소년단의 <DNA> 가사가 나올 줄을 몰랐어요.

오, 확실히 어려운 천문학 이야기 대신 노랫말로 시작하니 분위기가 산뜻하네요.

그냥 노래로 들을 때는 멜로디에 들썩이느라 놓쳤던 가사였는데, 이렇듯 글로 읽어보니 절묘한 것 같아요.

광활한 우주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는 물리천문학자 윤성철 교수님의 센스 있는 선택이었어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서가명강 시리즈 아홉 번째 책이에요.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이번에는 천문학 수업이에요.

천문학 수업 첫 날, 교수님의 질문은 "별과 행성의 차이는 무엇인가?"라고 해요.

영어에서는 붙박이별을 스타 star , 떠돌이별을 플래닛 planet 이라고 구별해서 부른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스타라는 단어를 별이라고 부주의하게 번역하는 바람에 별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붙박이별로 국한되고, 플래닛은 한자 용어인 행성으로 사용하게 된 거래요.

천문학에서는 시리우스나 베텔게우스처럼 하늘에서 위치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붙박이별을 별이라고 하며,

화성이나 목성처럼 위치가 계속해서 바뀌는 떠돌이별을 행성이라 구별해서 부르고 있어요.

태양계에서 천문학적으로 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태양뿐이에요. 나머지 지구, 목성, 토성 등은 모두 행성이에요. 

대부분의 별들은 수소 핵융합을 통해 발생되는 에너지로 빛나고 있지만, 화성이나 목성 등과 같이 자체 핵융합을 하지 않는 행성은 태양 빛을 반사한 모습으로 우리 눈에 보여요. 그러니까 우리가 밤하늘에서 보는 태양계의 행성을 제외한 모든 붙박이별들은 자체적으로 내부에서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별과 인간,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우리들 인생에 너무 늦은 건 없어

128억 광년 그 머나먼 거리를 돌고 도달한 저 빛을 봐

언제든 상관없이 내 삶의 축복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 비로소 저 과거의 별들도 

하나하나 깊은 의미를 가지는 걸

백 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나에게 벌여주려고 별들은

137억 년 동안 그렇게 수없이 불타 사라져 갔음을

가족이 있든 없든 피부색이 어떻든 우리는 우주예요

서로 다른 신 아래 서로 다른 법 아래 살아도 우주예요

다시는 보기 싫은 때려주고 싶은 그 녀석도 우주예요

그 모든 별들의 역사를 고스란이 담고 있는 우린 우주   (154p)


보컬그룹 스윗소로우의 멤버 성진환이 대학생 시절 천문학 교양과목의 과제로 제출했던 솔로곡 <GRB080913>의 가사 일부라고 해요.

GRB080913은 2008년 9월 13일 발견된 감마선 폭발의 이름이에요. 빅뱅 이후 불과 10억 년이 지난 시점인 128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별이 블랙홀로 죽어갈 때 막대한 양의 감마선을 방출한 현상으로, 우주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초 약 10개의 별이 초신성이나 감마선 폭발을 일으키고 있어요.

별의 죽음이 엄청난 빛 폭발이라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요. 불꽃 축제처럼 맞이하는 최후.

태양계를 구성하는 물질들 중 가장 많은 것은 수소이고, 그다음은 헬륨이에요. 그 뒤를 이어 산소, 탄소, 질소, 네온, 실리콘, 황, 칼슘, 철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 황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모든 생명체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여섯 가지 원소예요.

즉 우리의 DNA를 구성하는 원소와 지구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태양 내부의 원소들과 섞여져 행성상성운의 형태로 우주 공간에 흩어지는데, 이는 새로운 별과 생명의 탄생을 위해 쓰이며 순환이 반복되는 거예요. 빅뱅우주론에 따르면 빅뱅 직후에는 탄소, 산소, 철 등의 어떤 중원소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별과 물질의 순환이 계속 반복되며 그 양이 증가한 거예요. 이렇듯 우주가 화학적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이 빅뱅우주론의 중요한 예측의 하나예요.

결국 우리 몸의 DNA를 이루는 원소들 중 수소는 빅뱅을 통해 우주에 존재했고, 우리의 몸은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 아주 먼 과거 별에서 온 그대였다는 것.

그러니 만약 하늘의 별에 관해 알고 싶다면 저 하늘을 보기 전에 먼저 거울 앞에 선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저자는 제안하고 있어요.

좋든 싫든 나와 너, 우리는 우주의 역사를 체현하는 존재인 거죠.

천문학적 지식을 온전히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나, '우리는 우주'라는 사실 하나를 안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수업이었어요.

앞으로는 우주적 관점에서 빛나는 별로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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