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어학 -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속마음
주잔네 쇠츠 지음, 강영옥 옮김 / 책세상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요.

원래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도 아닌데 자꾸 고양이에 관한 것들을 보니까 점점 관심이 가네요.

무섭게 보였던 고양이 눈이 영롱하게 반짝이는 보석 같아 보이고, 나른하게 늘어진 모습이 귀여워 보이는...

묘하게 끌리는 이 마음은 뭘까요.


<고양이 언어학>은 순전히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읽게 된 책이에요.

고양이 소리는 그냥 "야~옹"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음성학을 활용해 고양이 소리를 분석한 연구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물론 고양이 언어와 인간의 언어를 일대일로 번역하는 건 아직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이 책은 음성학을 연구하는 저자의 'Meowsic (Meow + Music)' 프로젝트 결과를 소개하고 있어요.

야옹, 우르르르, 으르렁, 하악, 고로롱고로롱, 아카카칵, 깍깍...

고양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소리를 내는지 음성학적으로 분류해낸 것을 보면 새로운 외국어 공부를 하는 느낌이 들어요.


"야옹" 소리는 유성음이고, 멜로디는 점점 올라가거나 점점 내려간다.

하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멜로디도 있다.

"야옹" 소리는 단조로운 멜로디이지만 

고양이의 상태와 기분에 따라 주파수 범위가 50~1,000 헤르츠로 소리의 진동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모음과 멜로디 변화가 이렇게 심한 이유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고양이는 급하게 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감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 변형된 소리를 낸다.

대부분의 고양이 주인들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울음소리 뉘앙스 변화를 잘 파악하고 있다.

...

"야옹"은 "우르르르" (고양이는 다정하게 인사하거나 무언가를 요구할 때 "우르-야옹" 소리를 낸다),

"이아-아-아우", "와우-아우"처럼 2음절이나 다음절로 변형시킨 야옹 소리,

고양이가 만족스러운 상태일 때는 "고로롱고로롱" 등 다른 소리와 혼합된 형태로 나타날 때가 많다.  (103-104p)


사실 이 책을 통해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고양이에게 말 걸기 Q&A> 일 것 같아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질문과 대답을 통해 잘 정리되어 있어요.


Q. 고양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때 단호하게 "안 돼!"라고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간혹 고양이들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부드럽게 "안 돼, 우리 귀염둥이, 이런 짓은 하면 안 된다고 했지?"라고 해봤자 통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낮고 길게 "으르렁" 하다가 "우르르르", 날카롭게 "하악" 하다가 "쉿!" 또는 "쇄애엑" 하다가 "췻!"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때 (여러분의 몸이 커 보이게 하는) 몸짓도 함께 해주면 효과가 더 좋다.

... 단, 이 방법은 내 고양이들에게만 테스트해보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따라서 "하악"은 충분히 생각하고 써야 한다. 공격적인 울음소리를 사용하기 전에는 수의사, 고양이 심리학자, 치료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227p)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학술논문이 아니라 고양이를 사랑하는 음성학자의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다는 점을 주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고양이 언어는 풀리지 않은 비밀들이 많기 때문에 고양이 울음소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구해볼 수 있다고 해요. 필요한 건 간단한 도구와 약간의 호기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과 인내심이라고 하네요. 책의 내용도 고양이 울음소리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간다는 측면에서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특히 부록에 있는 <상황별 고양이 소리 _ QR코드 수록>은 저자가 녹음한 고양이 울음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음성학 측면에서 이해하기가 수월해요.

어쩌면 미래에는 고양이 언어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의 언어가 학문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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