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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변방의 풍경들
권용준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평점 :
히말라야.
제게는 신기루 같아요.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히말라야로 이끄는 것일까요.
어쩌면 평생 그 답을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왜냐하면 히말라야는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모든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가야만 하는 마음은, 아무에게나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막연한 호기심과 동경의 장소인 것 같아요.
<히말라야 변방의 풍경들>은 사진과 글이 있는 여행 에세이예요.
이 책을 보면서 특이했던 건 저자에 관한 소개글이 전혀 없다는 거예요.
대부분 책날개에 사진과 함께 실리는 내용들이, 이 책에는 없어서 하얀 여백이 눈처럼 느껴졌어요.
오로지 히말라야와 변방, 그 열여덟 개의 길을 걷는 여행자.
담백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히말라야 첫 번째 길 에베레스트부터 짧은 글과 풍경 사진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직접 가야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평생 살면서 한 번쯤은 직접 보고 싶은 풍경이라서, 무엇보다도 이 책이 아니면 꿈꾸지 않았을 소망이라서.
자연이 주는 감동도 놀랍지만 현지인들의 모습이 좋았어요.
"그가 날 바라본다. 날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좋다." (18p)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방인을 향해 보내는 눈빛이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아이들처럼 방긋 웃지 않아도 선하게 바라보는 그 표정이 좋았어요.
당연히 그 눈빛, 그 표정은 저를 보는 것이 아닌데도,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희한하게 저자의 그 기분을 알 것 같아요.
히말라야의 풍경은 압도적인 것 같아요. 인간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엄을 뽐내듯 해요. 그 풍경 사진 만큼이나 제 눈을 사로잡은 건 히말라야의 야생화예요.
꽃잎의 모양이며 색깔이 기존에 보던 꽃과는 너무 다른 것 같아요. 뭐랄까, 그냥 신비로운 느낌을 줘요. 만약 제가 그 산행로를 걷고 있었다면 바위틈에 핀 꽃들을 보느라 한참 머물렀을 것 같아요. 옛날 이야기나 신화에서 등장하는 신비로운 꽃이 이런 모습일 것만 같아서,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는데 사진으로 보면서 감탄했어요. 요즘 자꾸만 꽃이 좋아지더라니, 히말라야의 야생화에 반해버렸어요.
히말라야 변방으로 열 번째 길은 북미 횡단이에요. 제 기준의 변방과는 꽤 큰 차이가 있지만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길이니까요.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 히말라야에서 바다만큼이나 드넓은 북미 대륙은 다른 듯 닮은 것 같아요. 나이아가라는 감탄보다는 공포를 주는 것 같아요. 모든 걸 집어삼킬 것만 같은 저 물줄기...반면 울창한 숲 옆으로 흐르는 강은 평화롭게 느껴져요.
열네 번째 길 페트라는 실제로 영화 <인디애나존스>에 나왔던 곳이에요. 화려한 도시의 입구가 거대한 바위산과 협곡을 지나가야 있는 요새 도시예요. 어떻게 저 바위 틈에 도시 건축물이 세워졌는지 신기하고 놀라워요. 2007년 유네스코에서 새로 정한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라고 하네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세상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은 글보다는 사진을 통해 '너도 한 번 느껴봐'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여행자가 느꼈을 감동과는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이 한 권의 책 덕분에 다양한 곳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