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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보 로토의 ‘다르게 보기’의 과학
보 로토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9년 12월
평점 :
"적극적인 의심 없이는 흥미로운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23p)
재미있는 접근입니다.
대부분 의심하는 태도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적극적인 의심을 부추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세계 최초의 신경-디자인 스튜디오인 부적응자 연구소 설립자인 보 로토의 지적 안내서입니다.
놀랍고도 신기한 뇌 여행이 펼쳐집니다.
저자는 25년 간의 연구를 통해 읽는 것과 같은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뇌가 변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 근거는 사람의 뇌가 가진 상상하는 능력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상상을 통해 마음 속에 실재들을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마 그럴까... 슬그머니 의심이 생겼다면 빙고!
이 책은 우리의 뇌가 의식하지조차 못하는 보이지 않는 지각의 힘에 어떻게 휘둘리는지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듭니다.
책을 읽기 전에 미리 알아둬야 할 사실은,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뇌에 새로운 의미의 층을 만들길 원하며 그 과정을 구현해낼 거라는 겁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는 행동 자체가 곧 다르게 보기가 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뇌 과학 실험을 지금 눈앞에 놓인 이 책을 읽는 경험으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드디어 색과 착시, 무의미한 정보, 감각의 메커니즘, 착각에 대한 착각, 망상에 빠진 자신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자신의 관찰을 관찰하는 사람이 되도록, 즉 자신의 지각을 지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대개 자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합니다. 이 지점에서 다르게 보기라는 일탈이 벌어집니다. 세계를 보는 자신을 보면서 과거에 자신의 생존을 유지했던, 대개 보이지 않는 가정들 중 일부는 나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르게 볼 수 있을까요.
"우리의 과거를 바꾸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253p)
이 말은 모든 이야기와 모든 책에서 실행하는 일, 즉 과거의 경험에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여 과거를 바꾸는 일을 뜻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미래 과거 future past 를 바꾸는 일입니다. 자신의 미래 과거를 바꾸는 과정은 단순히 어떤 것에 대해 왜라고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이미 옳다고 가정하는 것, 즉 자신의 가정에 대해 왜라고 묻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분명히 자신의 중요한 가정에 의문을 품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위험하면서 동시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일입니다. 이것은 과거를 재구성함으로써 이전에 고정된 실재처럼 보였던 개념과 상황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가정에 의심을 품는 것은 혁명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혁신의 생태계, 이것을 이해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왜 "다르게 보기 = 일탈"을 해야 하는지 자각하는 과정 자체가 신선한 자극이었습니다. 부적응자 연구소의 피실험자로서 즐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