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 놓치지 마라 - 수도원에서 보내는 마음의 시 산문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그 사랑 놓치지 마라>는 이해인 수녀님이 세상을 향해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

동백꽃 필 무렵, 부산 광안리 성베네딕도 수녀원에서 온 러브레터는 시와 함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으면 말갛게 웃는 아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지친 마음을 사르르 녹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산 너머 산

바다 건너 바다

마음 뒤의 마음

그리고 가장 완전한 

꿈 속의 어떤 사람


상상 속에 있는 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


그러나 내가

오늘도 가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바로 앞의 산

바로 앞의 바다

바로 앞의 내 마음

바로 앞의 그 사람


놓치지 말자

보내지 말자


 - 「가까운 행복」『작은 기쁨』 (62-63p)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그 마음이 전해지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수녀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숨을 쉬며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희망'이라는 병상에서 쓴 글을 인용하였더니, 몇 개의 '악플'이 달렸다고 합니다.

사는 일에 지치고 힘들어 죽겠는데 삶이 어찌 희망이 될 수 있느냐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익명의 독자에게, 다시금 '숨을 못 쉴 정도로 아프다 보면 숨을 쉴 수 있는 것만도 희망으로 여겨진다'라고 댓글을 달아주었다고 합니다. 스스로 불행을 자처하는 사람을 구원해낼 방도는 없습니다. 수녀님이라고 해서 성녀의 기적을 바랄 수는 없습니다. 수녀님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데 어찌 힘들고 괴로운 일이 없겠습니까. 다만 힘들다, 죽겠다는 푸념 대신 작은 기도를 바칠 뿐.

그러니까 매일의 묵상과 기도를 통해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특히 이해인 수녀님은 시를 쓰는 분이라서 일상의 기도가 곧 시(詩)가 된 것 같습니다. 


"행복은 저 멀리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찾아야 함을 다시 묵상하며

어느 날 제가 쓴 시 「행복의 얼굴을 나직이 읊어봅니다."   (65p)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 책에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 외에도 여러 시인의 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인으로서 사십 년, 수도자로서 오십 년의 인생 여정을 잘 걸어오게 해 준 비결을 누가 묻는다면 저는 서슴없이 책 덕분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192p)

저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이 책을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듯이, 그 사랑 덕분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