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시집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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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날들 중에서 유난히 맑았던 어느 날이 기억납니다.

매일 바뀌는 것이 날씨인지라 그 날만 맑았던 것도 아닌데, 그 어떤 날을 두고두고 기억하는 건 그 맑음이 내 마음과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이 맑고 투명했던 그 순간이 사진처럼 찰칵,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입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이라고 합니다.

벌써 50년이라니, 이것은 기적이라고, 당신을 바라본 나의 기적이고 나와 함께한 당신의 기적이라고, 시인은 이야기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켜켜이 쌓인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변함없이 아름다운 시(詩)가 있어서.

나태주 시인의 시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게 묻는다면 '동심'인 것 같습니다. 순수한 아이의 마음처럼 시어들이 담백하고 솔직합니다.

예쁘면 예쁘다고, 좋으면 좋다고 표현합니다. 

아하, 마음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끼게 해줍니다.

너무나 쉽게 잘 보여서, 왜 이제껏 나만 몰랐나 싶을 정도로... 시를 읽으며 마음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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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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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펴요


나도 

꽃펴요.


<좋아요>라는 시를 읽으면서, 나도 마음만 먹으면 "좋아요."라는 한 마디로 시인이 될 것만 같습니다.

누구한테든, 무엇에게든 "좋아요."라는 말을 하는 순간, 마법처럼 모두 좋게 만들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만약 "좋아요."라고 말하기 쑥스럽다면, 살짝 "꽃펴요."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좋으면 좋다고 말할 걸... 앞으로는 더 많이 표현해야겠습니다. "좋아요!"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사람들에게 "행복이 뭘까요?"라고 묻는다면 어떤 답을 할지 궁금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머니?

글쎄요,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다들 바라는 그것만 있는 건 아닐텐데.

<행복>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이미 갖고 있으면서, 어디에서 찾고 있느냐고.

자꾸 모르는 척, 딴짓하면 '행복'이 삐쳐서 저 멀리 도망가면 어쩌려고.

그러니 지금 행복을 누리면 어떨까요. 


풍경


이 그림에서

당신을 빼낸다면

그것이 내 최악의 인생입니다.


<풍경>이라는 시가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 있어서 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냐고.

눈치가 없는 건지, 무심한 건지... 그래도 시를 읽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무디고 둔한 마음을 깨울 수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시가 없었더라면 그 마음을 어찌 끄집어낼 수 있었을까요.

수많은 날들 중에서 맑았던 그 어느 날처럼.


오늘, 살아있는 이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선물이듯이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라는 나태주 시집은, 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책입니다.

겉표지가 편지지처럼 접혀 있어서, 뭘까 하며 펼쳤더니 한 장의 멋진 그림이 보입니다.

눈 내리는 숲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과 개.

일러스트레이터 Oamul Lu 의 그림이라고 합니다.

추위도 잊게 만드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시와 잘 어울리는 그림 덕분에, "너와 함께라면" 그다음은 "행복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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