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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 인류의 생존을 이끈 선택과 협력의 연대기
앨리스 로버트 지음, 김명주 옮김 / 푸른숲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인류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먼저 과거를 알아야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신석기 혁명은 중대한 사건입니다. 왜 그럴까요?
구석기 시대의 수렵채집에서 농경과 목축의 시작은 새로운 시대를 열게 합니다. 이른바 신석기 시대.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인간중심의 생존방식이 시작됩니다.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길들인 일, 그것은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던 놀라운 전환점입니다.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는 인간과 길들여진 종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길들여진 종들은 각기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과거에는 고고학, 역사학, 식물학을 토대로 연구했다면 최근에는 유전학의 등장으로 수많은 난제를 풀 실마리가 생겼습니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지금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길들여진 열 가지 종을 골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개, 밀, 소, 옥수수, 감자, 닭, 쌀, 말, 사과 그리고 우리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신석기에 인간이 농업을 시작하면서 개도 처음으로 유라시아 밖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개가 등장한 것은 5600년 전이고, 남아프리카에 도달하기까지는 4천 년이 더 걸렸다고 합니다. 멕시코의 고고학 유적에 개가 등장한 것은 5천 년 전 무렵으로, 최초의 농부가 등장한 시기와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아메리카 남단에 도달한 것은 그로부터 4천 년 뒤였습니다. 최근 유전체 전체 조사를 보면, 지난 5백 년 동안 이주자들과 함께 도착한 유럽 개들이 신세계에 원래 살던 개들과 섞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현대 품종들이 생긴 것은 훨씬 나중 일입니다. 놀랍게도 현대 품종의 개들은 최신 발명품입니다. 개들은 선택 육종으로 형질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회색늑대와 개의 유전자를 조사하면 개가 된 늑대 계통이 지금은 멸종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늑대의 특정 계통은 멸종하지 않았고, 유전적으로 말하면 개는 회색늑대라고 합니다. 인간에게 안전한 늑대만이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전자 변형 작물에 관한 부분이 신경쓰였습니다. 아직 명확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 작물의 안전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 입장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길 때까지 충분한 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선택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미래의 농업은 식물 육종이 불가피합니다. 삶을 바꾸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진보한 농업기술을 위해서 과학자들과 농부들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생존을 위해 스스로 길들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자기 길들임이라는 과정은 실제로 포유류 진화에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고, 사회적 관용이 진화적 성공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사회와 다른 종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면서 더욱 유리한 방법을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길들인 종과 함께 자연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받아들일 때 인간의 영향력과 그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길들임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보면서 미래까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