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지음, 이명선 그림 / 니들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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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법 울었던 것 같고,

좀 커서는 가끔 아파서 울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거의 울지 않았어요. 울지 않는 것이 강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몰랐어요.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른이 된 거라 착각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된 후 알게 됐어요.

'엄마'라서 울고, '엄마' 때문에 울고, '엄마' 덕분에 울게 된 나.

어느 순간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아픈 것도, 슬픈 거도 아닌데... 그냥 엄마 생각을 하면 그래요.

참으로 이럴 때는 답답해요.

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심순덕 시인의 시집이에요.

이 시집을 읽으면서, 답답했던 속이 풀렸어요.

옳다구나, 바로 이 시였구나.

뭔가 간질간질 가려운 등을 누군가 시원하게 빡빡 긁어준 듯.

시 속에 내 마음이 들었구나.

 

엄마


옹알이로 처음 시작되어진

               - 이름.


불러도 불러도 그리운

            - 이름.


한마디 말 없음에도

    충분히 수다를 떤 -


힘들 때면 더욱 생각나는

             - 이름.


내겐

늘 눈물이던

            - 이름.


...... 엄마 ......



심순덕 시인이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썼던 때가 불혹의 나이였다고 해요.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져요. 당시『좋은생각』100호 기념 100인 시집에 뽑혀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방영된 후 널리 알려졌다고 해요.

그리고 2019년 방영된 KBS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마지막 회에서 딸 미선의 목소리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가 낭송되면서, 또 한번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해요. 이제 이 시집은 스무 살이라는 나이를 먹었어요. 철부지 딸은 중년을 넘겨 돋보기를 찾는 나이가 되었고, 엄마를 향한 그리움이 흰눈처럼 소복소복 쌓여만 가네요. 

한 해가 지나고, 나이 한 살 더 먹었는데... 그러면 우리 엄마도... 새해에는 엄마를 아낌없이 사랑하리라, 흰눈 같은 그리움일랑 쌓일 틈 없게 뜨겁게 사랑으로 녹이리라, 굳게 마음 먹었어요. 



엄마 생각 · 12

- 저축


엄마! 하면 저축! 이다

1960년대, 그래도 먹고살 만했던 우리 집

그럼에도 엄마는 저축이 몸에 배어 있는 분이셨다

우체국을 주로 이용했던 그 시절

푸성귀를 팔고 옥수수를 쪄 팔고

오빠 언니와 내 통장에 20원씩 넣어 주시던

그 심부름을 자주 했던 나는

자연스레 취미자 특기가 '저축'이었었다


그렇게 엄마는 저축처럼 내게 스며 있다

저축은 엄마처럼 내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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