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마리즈 콩데 지음, 정혜용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네 눈 저 깊은 곳에는 늘 그늘이 있어, 티투바. 

네가 완전히, 아니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행복해지게 하려면 뭘 주면 될까?"

"자유!"           (206p)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는 티투바의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예요. 

흑인 노예의 삶이란 비극의 연속이에요. 그들은 자유를 빼앗긴 채 세계 곳곳을 끌려다녔어요.

주인공 나의 이름은 티투바, 사람들은 그녀를 세일럼의 검은 마녀라고 불러요.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요. 끔찍한 마녀 사냥의 결말은 피비린내 나는 죽음이에요.

도대체 왜? 

백인들이 저지른 만행, 그들이야말로 인간이 아닌 악마였음을 목격하고 말았네요. 


티투바의 어머니, 아베나는 16**년의 어느 날, 바베이도스를 향해 항해 중인 크라이스트 더 킹호(號)의 갑판에서 영국인 선원에게 강간당했어요.

이 폭행으로부터 티투바는 태어났어요. 아베나는 다넬 데이비스라는 부유한 대농장주에게 비싼 값에 팔려갔어요. 다넬 데이비스는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자 격노하면서, 아샨티 출신 노예 야오에게 줘버렸어요. 젊은 전사였던 야오는 시키는 일을 거부한 채 두 번이나 자살을 꾀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어요. 당시 브리지타운의 노예시장에서 남자 노예 둘 중 하나는 죽었고, 다른 하나는 툭하면 자살 시도를 했어요. 아베나는 농장에서 쫓겨나 야오의 가옥으로 들어갔어요. 야오는 눈물이 터진 아베나를 감싸주며 그녀의 뱃속 아기를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여줬어요. 아베나는 진심으로 야오를 사랑하게 됐어요. 넉 달 후에 태어난 여자아이에게 야오는, 티투바라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티 - 투 - 바.

야오에게는 아이가 둘이었어요. 아베나와 티투바. 다정한 야오는 늘 티투바에게 얼굴을 바다 쪽으로 향하게 한 뒤 귀에 속삭여줬어요.

"언젠가 자유로워지면, 우린 고향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갈 거란다." (18p)

바베이도스, 티투바가 태어난 나라는 카리브 해에 있는 평평한 섬이에요. 

티투바가 일곱 살 무렵, 농장 근처 오솔길에서 아베나를 본 다넬이 예뻐진 모습에 놀라워 하더니 갑자기 달려들었어요. 비극적인 그 상황에서 아베나는 칼을 달라고 소리쳤어요. 티투바는 가녀린 두 손으로 거대한 칼을 엄마 아베나에게 건네줬어요. 아베나가 두 차례 칼을 휘둘렀어요. 

사람들이 아베나를 목매달았어요. 백인에게 칼을 휘두른 죄. 다넬은 어깨를 약간 베었을 뿐 죽지는 않았어요.

다넬은 분노에 휩싸여, 함께 사는 여자가 범죄를 저질렀으니 야오를 벌주겠다며 이웃 농장주에게 야오를 팔아버렸어요. 야오는 가는 도중에 혀를 삼켜 목숨을 끊어버렸어요.

어린 티투바는 다넬의 명령으로 농장에서 쫓겨났어요. 그때 어떤 나이 든 여인이 티투바를 거둬 주었어요. 그녀의 이름은 만 야야. 사람들은 그녀를 두려워했어요.  

만 야야는 티투바에게 손수 만든 물약을 마시게 한 다음, 작은 빨간색 돌들을 엮어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면 말했어요.

"넌 살면서 고통을 받을 거다. 많이, 많이."  (21p)

"하지만 넌 살아남을 거다!"  (22p)

다정하게 아빠 노릇을 해줬던 야오는 끝끝내 죽음으로써 자유로워졌어요. 먼저 하늘로 간 아베나를 만났을 거예요.

티투바는 만 야야로부터 식물들에 대해 배웠어요. 모든 것이 살아 있음을, 모든 것에 영혼이 있고 숨결이 있음을 알려줬어요. 그리고 모든 것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도.

꿈에서 티투바는 엄마를 만났어요. 그 꿈 이야기를 들은 만 야야는 이때부터 고차원의 지식으로 이끌었어요. 

"죽은 자는 우리 마음에서 죽어야만 죽은 거다. 

우리가 망자를 소중히 여기면, 우리가 망자에 대한 기억을 존중하면,

... 우리가 규칙적으로 망자를 추모하고 망자와 교감하기 위해 묵상을 한다면,

망자는 산다."   (23p)

만 야야는 기도와 주문, 속죄의 동작을 알려줬어요. 만 야야는 티투바의 열네 번째 생일이 지난 며칠 후,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법칙을 따랐어요. 티투바는 그녀를 땅에 묻으며 울지 않았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림자 셋이 교대로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즈음 다넬이 농장을 매각하고 영국으로 떠났어요. 다넬의 소유가 아니었던 티투바는 다행히 노예시장에 끌려가지 않았어요. 돌아보니, 티투바의 인생에서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육신은 떠났지만 그 영혼이 함께 있었기에 혼자가 아니었던 시기. 

만 야야의 예언대로 티투바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어요. 젊고 잘 생긴 노예 존 인디언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자발적으로 노예의 삶을 선택한 티투바.

사악한 영혼을 가진 새뮤얼 패리스는 목사라서 늘 하느님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죄를 저질렀어요. 반면 아픈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며 치유해줬던 티투바는 배신을 당하고 마녀 취급을 당했어요. 단지 흑인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바베이도스에서 미국 보스턴 그다음은 세일럼에서 마녀로 몰려 죽을 고비를 넘겼고, 다시 섬으로 돌아왔으나 비극은 끝나지 않았어요. 티투바가 느꼈을 절망과 분노, 복수심. 그러나 티투바는 치유자로서의 운명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녀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어요.

"두려워하지 마!  절대 겁먹지 마! 우리는 다시 만날 거란다."   (273p)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티투바는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영원히 살아 있어요. 우리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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