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와 동물 친구들
매트 헤이그 지음, 에밀리 그래빗 그림,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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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날 때부터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늘 궁금했어요. 상상만으로도 멋질 것 같아요. 

물론 특별한 능력이 무엇이냐에 달렸지만.

열한 살 소녀 에비 트렌치는 '특별한' 아이예요.

에비의 특별한 능력이란 바로 동물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에비의 생각을 들려줄 수도 있어요. 

입을 떼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동물에게 말할 수 있어요. 어떻게 동물의 생각이 들리는지,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는 알 수 없어요.

에비는 동물의 마음을 듣는 능력이 좋았어요. 그건 에비만의 비밀 능력이니까. 다만 딱 한 사람에게만 그 비밀을 털어놓았어요. 아빠.

그런데 아빠의 반응은 듣자마자 펄쩍 뛰며 에비에게 경고했어요.

"넌 특별한 아이야. 그런데 그 특별함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어.

동물의 생각이 널 위험한 데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데로. 아빠 말을 믿어줘.

이 사실을 절대 입밖에 내어선 안 돼. 

무슨 소리가 들리든 동물과 이야기해서도 안 돼. 

아니,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마. 마음속으로라도." (10p)

왜 위험한 걸까요. 그 이유는... 진짜 비밀이에요. 그걸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모티머 제이 모티머 때문이에요.

아마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할 거예요. 

쉿! 

비밀 속의 비밀.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할머니와 엄마도 에비처럼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났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그 능력 때문에 할머니의 삶을 도둑맞았고, 엄마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하셨어요. 엄마의 능력은 너무 힘이 셌어요. 그 능력이 엄마를 너무 멀리 데려갔다고. 열대우림에는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엄마는 열대우림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아마존에 가서 살았는데, 그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거미인 브라질너구리거미에게 물려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할머니와 아빠가 그 능력에 대한 경고를 하셨던 거예요. 그 능력은 쓰지 않으면 점점 사라진대요.

할머니는 플라톤이라는 턱수염도마뱀을 길렀는데 에비는 플라톤의 생각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어요. 갈색과 초록색이 섞인 도마뱀 플라톤의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건 아주 복잡한 녀석이라 그런 거래요.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환해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대요. 과거와 현재 때로는 미래도. 턱수염도마뱀은 지혜로운 동물 중에서도 가장 지혜롭다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죠. 

에비는 이제 열두 살 중학생이 되었어요. 여전히 동물을 좋아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지만 동물과 직접 마음을 주고받는 일만은 피했어요. 서서히 에비는 동물 옆을 지날 때 한 번씩 생각이 안 들리게 되었어요. 에비는 친구가 얼마 없어요. 비밀을 들킬까봐 점점 입을 닫았거든요. 학교에서 그나마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친구는 라메시라는 남자아이뿐이에요. 라메시는 전자 기타와 옛날 비디오 게임과 무시무시한 동물을 좋아해요. 라메시의 엄마는 로프팅 동물원을 관리해요.

어느날 할머니가 집에 와 계셨어요. 할머니는 플라톤이 이번에는 굉장히 분명하게 할머니가 실수했다고 말했대요. 에비에게 그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요.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바로 에비의 생명이 달린 일이라고요. 플라톤은 에비의 능력이 사라지면 더 큰 위험이 닥칠 거라고 했대요. 할머니는 에비에게 동물의 생각을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한다고, 아빠조차도. 만약 아빠가 알면 충격받아 쓰러질지도 몰라요.

과연 에비에게는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와, 신기해요. 특별하지만 위험한 능력, 그리고 모티머 제이 모티머의 존재까지.

더욱 놀라운 건 할머니의 특별수업을 통해서 에비는 그 능력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는 거예요. 그 능력은 축복도 저주도 아닌, 본연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요소였어요. 그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에요. 어쩌면 우리도 그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퇴화된 게 아닐까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자연과의 연결을 끊어버렸고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 되었어요. 인간 때문에 지구의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했어요. 동물들은 늘 인간에게 말하고 있었어요. 단지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뿐.

<에비와 동물친구들>은 매우 진지한 주제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작품이에요.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할 수 있기 전까지는 모든 게 불가능한 거야. 하지만 머지않아 너도 해낼 거야." (100p)


"생명은 모두 소중해. 모든 생명은 서로 이어져 있지.

... 하나의 큰 생명 퍼즐 같지. 모든 조각은 자기를 뺀 나머지 모든 조각을 의지해.

모든 조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생명과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힘.

인간에게는 이걸 표현하는 단어가 없어.

하지만 동물에게는 있지. 다와.

다와는 강처럼 모든 것을 통과해 흐르지. 

이 지구에서 함께 숨쉬는 모든 생명 사이를 이으면서.

참새와 개와 뱀과 물고기를. 심지어 나무까지."

"다와."

에비가 소리내어 말해보았다.

"네 능력이 진정으로 강해지려면 다와를 느껴야 해. 

네 생명이 그저 네 몸에만 속해있지 않다는 걸 이해해야 해.

네 생명은 모든 살아있는 것의 일부야. ..." (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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