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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두 시 나의 도시 - 지금 혼자라 해도 짙은 외로움은 없다
조기준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8월
평점 :
잠자고 있던 자아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밤 열두 시, 나의 도시>는 혼자의, 혼자에 의한, 혼자를 위한 이야기라고 해요.
혼자만의 시간은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고들 하죠.
"서른 더하기 열 살이다. 서른 열 살, 즉 마흔이라는 이야기.
서른도 아니고 스물도 아니고 서른아홉도 아닌 서른 더하기 열 살, 스무 살 곱하기 이, 마흔이다.
... 마흔의 나는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시계 속 대체 가능한 부품이 아니라,
나라고 하는 내 인생의 시계를 제조하는 장인이 되어야겠다고." (84-86p)
연말이 되니 어쩔 수 없이 나이 생각을 하게 되네요. 또 한 살 먹는구나라는.
스스로 나이 먹는 게 즐겁지 않으면 그때부터 늙는 것 같아요.
그러나 늙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제 나잇값을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어떻게 해야 쌓여가는 나이만큼 성숙한 인간이 될까요.
누군가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내 삶을 요리조리 돌아보게 되네요.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불안감이 졸졸거리는 물줄기일 수도,
거대한 쓰나미일 수도 있지만
그것에 사로잡혀 스스로 내팽개치진 않으려 한다." (231p)
그래요, 때때로 물줄기와 쓰나미를 거쳐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네요.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지나고 보면 다 알겠는데 왜 딱 그 순간에는 몰랐을까요.
인생이 카세트테이프라면 괴로운 순간은 빠르게 돌렸다가 행복한 순간은 잠시 멈추고, 후회하는 그 순간은 되감기를 할텐데.
음, 2000년대생 아이들은 카세트테이프를 모르더라고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덕분에 "아하, 저거~"라고 아는 정도?
좋아하는 음악을 터치 한 번으로 재생하는 요즘 세상에서, 문득 라디오 앞에 앉아 디제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는 타이밍을 맞춰 녹음 버튼을 누르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가끔은 불편해도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밤 열두 시, 나의 도시>를 읽고나니 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네요. 꼭꼭 눌러 써내려간 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