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 읽기
이동섭 지음 / 홍익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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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24시간, 그러나 다른 의미의 시간들.

고무줄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마음에 따라 늘었다가 줄었다가, 아주 가끔은 정지한 듯.

새벽 1시 45분은...

혼자 있기에 적절한 시간인 것 같아요. 가족들 모두가 잠들고 홀로 깨어 있을 때.

저는 좋아요. 깜깜한 어둠이 아늑하게 느껴져요. 책상 위 스탠드 불빛 하나 켜져 있을 때.


<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은 그림과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책이에요.

조용히 책을 읽고 있노라면 혼자여도 혼자라고 느껴지지 않아요. 소곤소곤 책이 건네는 말들이 더 깊이 전해지거든요.

특별히 이 책은 그림이 함께 있어서 즐거워요. 마치 동네를 산책하듯이 그림과 그림 사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귀스타브 쿠르베의 <파도> (1870)는 먹구름으로 가득찬 하늘 아래 거친 파도가 몰아치고 있어요. 철썩철썩 휘이잉 휘이잉~ 

마음이 저 파도처럼 들썩인다면 심란할 것 같아요. 풍경이 아니라 저 파도가 나라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가만히 잔잔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똑같이 거친 파도인데, 다시 보니 시원하고 통쾌한 기분이 들어요. 아무도 말릴 수 없게 마음껏 들썩이게.

우연히 어떤 그림에세이를 읽은 뒤로 그림의 힘을 느끼게 되었어요. 명화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예술은 즐길 수 있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그림은 상냥하지만 말 없는 친구 같아요. 그림에 대한 소개나 설명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만 해요.

대신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늦게 일을 끝내고, 혼자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들어와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어느새 12시, 스마트폰을 끄고 좋아하는 음악을 엘피로 듣다 보면 새벽 1시 반, 여전히 잠은 오지 않고 음악으로 충만해진 그런 날에 저자는 '내 안의 소년'를 만난대요. 새벽 1시 45분,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소년을 만나는 시간이래요. 혼자 있는 시간이 지친 마음에 영양을 보충해주는 시간이래요. 

아마 다들 비슷하겠죠?

다만 어떻게 헛헛해진 마음을 든든하게 채울 것인지는 저마다 다를 거예요.

오늘만은 좀더 특별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동섭 씨의 그림 산책에 동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거나 살아가는 일이 어떻다는 등의 조언을 하지 않아요.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에요. 듣고 싶은 말은 들으면 되고, 듣기 싫은 말은 흘려 버리면 돼요. 저자의 경험상 누군가에게 했던 충고는 곱씹을수록 하지 말 걸 싶은 말이 더 많았대요. 그래서 공기 중에 사라져버릴 말 대신 몸에 차곡차곡 쌓일 고기를 사주기로 다짐했대요. 역시 고기는 진리!  아무리 머릿속이 복잡해도 때되면 배꼽시계는 울리니까요. 

세상만사 다 순리대로, 억지로 되는 건 없더라고요. 어쩐지 책 속에 나오는 말들 중에 '식상하지만 의외로 위로가 되어주는 말'이 꽤 도움된 것 같아요. 원래가 뻔한 말은 아무도 모르게 혼자 되새겨볼 때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다들 비슷하게, 거기서 거기... 남들 앞에선 아닌 척 해도 혼자 있을 때는 솔직하게 인정할게요. 언젠가 생각날 것 같아요. 나를 위한 시간에 하나씩 꺼내 보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 쓸데없는 걱정으로 몸과 마음이 상했을 당신에게,

소박한 행복의 나라 티베트에서 전한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다."

티베트 속담의 가르침대로, 걱정이 우리를 행복으로 데려가지 못한다.

그러니 고민은 하되 걱정은 말자.

어른들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걱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되, 

최악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면 된다. 

   - 식상하지만 의외로 위로가 되어주는 말 1   (45p)


오늘도 '오케이 오케이'를 외치며 

자신을 혹사한 사람들에게,

전직 권투선수 김관장이 전한다.

"아임 오케이를 외치다가, 케이오 KO  당한다.

안 된다 싶으면, 바로 포기해라. 

그게 진정한 용기다."     

   - 식상하지만 의외로 위로가 되어주는 말 3  (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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