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가족
애덤 크로프트 지음, 서윤정 옮김 / 마카롱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지 않는 걸까요.

라일리 마컴은 동네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집에 가려면 징검다리를 건너 개울을 지나야 하는데, 수심은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비가 와야 수심이 깊어지고 가끔 마당이 물에 잠기기도 합니다.

엄마는 늘 개울에서 멀리 떨어져 걸으라고 말하지만 라일리는 개울이 만만하게 느껴집니다.

개울 위의 작은 다리를 건너려는 순간, 라일리 눈앞에 누군가 나타납니다. 올려다보니 익숙한 얼굴이라 인사합니다.

물가로 걸음을 옮기는 라일리, 그때 누군가의 팔이 라일리의 허리를 감아 거칠게 들어 올려서 다른 팔로 라일리의 입을 틀어막더니 숲으로 끌고 갑니다.


<나의 완벽한 가족>은 부부 두 사람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메건과 크리스.

남들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부부 사이에는 갓 태어난 아기 에비가 있습니다.


"현관문을 닫았다. 즉시 공포와 두려움이 밀려왔다.

크리스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는 나 혼자 감당해내야 한다.

내가 밀린 잠을 자는 동안 시부모님이 에비를 잘 돌봐주셨지만

어머님이 항상 이 집에 계시지는 않는다.

결국에는 또 나와 에비만 남았다.

에비처럼 어린 아기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 게 탐탁지는 않지만

이게 최선이다. 

첫 아이가 태어나면 초보 엄마들은 혼란스러워한다고들 하지만

이렇게까지 끔찍하다니."  (12p)


메건은 초보 엄마로서 엄청난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남편 크리스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방학이 되면 두 사람은 함께 긴 시간을 보내며 기쁨을 느꼈는데, 에비가 태어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크리스는 방학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낚시를 다니고 있습니다. 낚시를 가지 않을 때는 어떤 핑계든 만들어서 외출합니다.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크리스 역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몇 번이나 메건에게 소리 지르기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산후 우울증인 건지 메건은 제 몫을 매끄럽게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에비가 칭얼대면 일어나서 달래주는 것도, 제일 일찍 일어나서 에비를 돌보는 것도, 에비를 목욕시키는 사람도 크리스입니다. 그런데 메건은 크리스가 몇 시간 동안만 에비를 돌봐주는 척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는 낚시 말고도 또 다른 도피처가 있는데, 이건 메건에게 밝힐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가깝고 친밀한 부부 사이에도 털어 놓지 말아야 할 비밀이 있는 법.

아마도 결혼과 육아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입니다. 설마, 육아 때문에 공포와 두려움을 느낀다고?

누가봐도 부러워할 만한 잉꼬 부부가 사랑스러운 첫 아이의 탄생 이후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 끔찍한 건, 지금 메건이 남편 크리스를 아동 살해범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발 아니길 바라지만, 일곱 살 소년 라일리가 살해된 그날 그 시간쯤에 크리스는 낚시를 하러 갔습니다. 혼자서... 그리고 메건은 쓰레기통 속에서 빨간색으로 물든 어린이용 모자를 발견합니다. 핏자국이 묻은 모자는 분명 라일리의 모자로 보이는데, 누가 살해당한 아이의 모자를 우리 집 쓰레기통에 버렸겠습니까.

시종일관 심리적으로 불안한 메건과 뭔가를 숨기고 있는 크리스.

과연 합리적 의심일까, 아니면 엄청난 착각일까요.

세상에 '완벽한'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대상이 존재할까요. 감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의 완벽한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불안하게,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원하는 가족의 모습은 완벽함이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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