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봤던 집보다 심하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어디 있는지 살펴본다. ...
"이런 거지 같은 집들을 얼마나 더 보러 다녀야 돼?" (6p)
<셰어하우스>를 읽으면서 어느 순간 주인공 티피에게 몰입하게 되었어요.
집을 구하러 다니는 티피는 절박한 상황이에요. 남자 친구 저스틴의 집에서 함께 지냈는데, 그 놈이 일방적으로 결별 선언을 했고, 새로운 여자 친구 패트리샤를 데려왔어요. 황당하다 못해 충격적이죠. 당장 새 집을 구할 수 없었던 티피는 너무나 굴욕적이지만 며칠 버틸 수밖에 없었고, 한바탕 소동 후에 그 집을 나왔어요.
그런데 새로 살 집을 구하기가 너무나 어려워요. 왜? 돈 때문이죠.
어쩔 수 없이 셰어하우스를 선택했어요. 스물일곱 살 호스피스 병원 간호사 리언의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로 했어요.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셰어하우스와는 사뭇 달라요.
리언이 야간 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집에 없기 때문에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 6시부터 아침 8시까지 그리고 주말은 온종일 사용할 수 있어요.
문제는 리언이 남자라는 거예요. 서로 다른 시간대 집에 머물기 때문에 부딪힐 일은 없지만 같은 방, 같은 침대를 사용한다는 건 왠지 좀 꺼림칙한데... 그러나 저렴한 월세로 깨끗한 아파트에 살 수 있으니 별 수 없죠. 다행히 아파트를 보러 간 날, 리언의 여자 친구 케이를 만났어요. 티피를 본 케이도 안심하는 눈치였어요. 자기 남자 친구를 빼앗아갈 걱정은 없겠구나라는... 기분 나쁘지만 서로 안심하고 셰어하우스에 살게 된 거죠. 문득 궁금해질 거예요. 티피의 얼굴이 어떻길래... 외모는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 티피는 키가 엄청 커요. 183센티미터,,, 와우, 운동선수인 줄. 진짜 직업은 출판사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어요.
셰어하우스에서 살게 된 티피는 동거인 리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쪽지로 남겼어요. 뭔가 빨강 머리 앤과 같은 감성의 소유자 티피는 쪽지의 글이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것 같아요. 특유의 솔직함과 따뜻함이 담긴 쪽지, 반면 리언은 무뚝뚝하게 필요한 말만 적는 스타일.
우리 아빠는 "인생은 결코 단순하지 않아"라는 말을 즐겨 한다. 그가 좋아하는 경구 중 하나다.
그 말은 틀렸다. 인생은 종종 단순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해질 때에 가서야 그걸 깨닫기 마련이다.
병들기 전까지는 건강에 감사할 줄 모르는 것처럼. 아니면 스타킹이 찢어지니 집에 남아도는 스타킹이 아쉬워지듯이. (222p)
<셰어하우스>를 읽고나서 깨달았어요.
큰 기대 없이 펼쳐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어요. 재미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지만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주인공 티피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예요. 자신만 그 매력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티피의 아빠 말처럼 거창하게 인생이란 무엇이야, 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게 인생인 것 같아요. 그래서 티피의 셰어하우스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아요. 어떤 선물일지 궁금하고 기대가 될테지만, 그 선물이 정말 마음에 들지는 알 수 없어요. 직접 열어보기 전에는.
저한테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선물이었어요. 장면마다 자꾸 상상하게 되는, 어쩌면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아요. 꼭 보고 싶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