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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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오해와 편견이 존재합니다.

그 중 하나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라는 점.

어쩌면 이 책이 아니었다면 그것이 얼마나 잔인한 폭력인지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의 저자 론 파워스는 머리말을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이 책이 당신에게 상처가 되기를 바란다."


자신이 겪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고통을, 왜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을까요.

그건 절박한 외침이자 호소입니다.

우리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몰고 갔고, 그 가족들마저 고통 속에 내버려두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조현병 환자인 두 아들을 지켜봐야 했던 아버지의 심정.

솔직히 그 고통을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정을 지옥 같은 고통으로 몰아간 것은 조현병 그 자체가 아니라 이 사회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혐오와 두려움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심각한 수준인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면 남의 일, 나와는 상관 없는 일로 여겼기 때문에 외면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책 제목 때문에 읽게 되었습니다.

내 아들은...

정신질환자, 조현병, 미친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것.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존재.

단지 아프다는 이유로 그 존재를 무시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조현병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  네가 쓴 "그 누구를 위해서도 나를 바꾸지 않을 거야"라는 가사,

어쩌면 그건 어느 정도는 할머니의 얘기인지도 몰라.

할머니는 너를 사랑하셨어. 엄마와 나도 너를 사랑한다.

너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야.

네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을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에 관해서는

너에게 아직 말도 꺼내지 못했단다.

사랑을 담아,

아빠      (383p)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자식을 잃은 슬픔도 똑같을 것입니다.

저자는 작은 아들을 조현병으로 잃고 큰 아들도 조현병이 발병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을 책으로 낸 것은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 책이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길 바라는 건 행동해주기를, 개입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 모두가 병에 맞서 싸우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그의 가족들이 치유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 정신질환자를 보살피는 일은 그 가족 개인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책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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