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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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은 진짜 위대한 것 같아요.

오죽하면 사랑의 콩깍지라는 말이 생겼겠어요.

그러니 누구를 사랑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사랑한다는 그 자체가 중요한 거죠.

열정적인 사랑은 전염성이 강한 것 같아요. 그 사랑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네요.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는 OCD를 앓고 있는 화학자의 이야기예요.

음, 여기에서 OCD는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가 아니라 단어 하나를 화학을 바꾼 새로운 용어예요.

바로 저자 본인의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대요.  강박성 화학 장애(Obsessive Chemical Disorder)!!!

주변의 모든 것이 화학으로 보이고, 화학적으로 생각하는 증상을 뜻해요.

하지만 강박증이라는 표현보다는 사랑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화학과 사랑에 빠진 거죠. 그래서 세상이 온통 화학으로 보이는 거예요.

화학자 입장에서는 비화학자들이 무진장 안타깝게 느껴지나봐요. 세상의 모든 흥미진진한 것들은 거의 다 화학과 관련이 있는데, 그걸 전혀 모르는 거니까.

이런, 비화학자 중 한 명으로서 대변하자면 화학을 몰라 아쉬웠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화학의 재미를 살짝 느낀 건 인정해요.

일상 이야기 속에 화학을 풀어내니까 굉장히 신기해요. 화학자가 아침을 시작하는 법은 다소 낯설지만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특히 동료 화학자 크리스티네가 썸남 요나스에게 실망한 이유가 불소 무첨가 치약을 쓰기 때문이라는 부분에서 웃음이 빵 터졌어요. 설마, 단지 그것 때문이라고?  너무나 진지하고 심각한 크리스티네의 심정을 백퍼센트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왠지 화학자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는 설득이 되더라고요.  

점점 책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 뭘까 싶었는데, 그건 훌륭한 주선자 덕분에 성공적인 소개팅을 한 것과 비슷할 것 같아요.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줄 재미있는 친구가 주선자라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듯이.

이 책은 '화학'이라는 낯선 친구를 굉장히 유쾌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어요.

화학 교과서에서 나오는 주기율표가 등장해도 매우 자연스러웠던 점, 아니 오히려 주기율표 원소들이 만화 캐릭터마냥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설명이 재미있어요.

"... 나트륨은 회색으로 반짝이는 금속이며,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부드럽다.

낭창낭창 얌전할 것처럼 들리지만, 물과 만나면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이처럼 매우 공격적인 원소이지만 불소에게는 완벽한 파트너다.

모든 알칼리금속이 그렇듯, 나트륨 원자에서는 가장 바깥 껍질에 전자 하나가 홀로 외롭게 있다.

이 외로운 전자는 혼자 계속 돌아다니는니 차라리 나트륨 원자를 떠나고 싶어 한다. 지금 당장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소 같은 친구가 다가오면 얼마나 반갑겠는가.

그렇게 둘은 각자의 옥텟 규칙을 충족하는데, 둘이 합쳐져 불화나트륨이 된다.

치약에 들어 있는 바로 그것 말이다."   (52p)

실제로 저자는 유튜브 채널 <maiLab (마이랩)>을 운영하고 있고, WDR의 과학방송 <Quarks (크바르크스)>의 사회를 맡고 있다고 해요. 

과학자는 반드시 실험실에서 연구만 해야 한다는 틀을 깨고, 일반인들에게 정확한 과학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니 대단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화학의 세계로 이끌어준다는 점이 최고인 것 같아요.

 

"과학은 암호를 사용하는 엘리트들의 클럽과도 같다.

자기들끼리 서로 전문용어로 소통할 때만 의미가 통한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솔직히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이 내는 세금으로 연구비 대부분이 지원되기 때문이다.

세금 납부자들이 자기가 낸 돈이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나는 더 많은 과학자가 유튜브와 텔레비전에 나와 암호를 '번역'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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