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있다 - 그래도 다시 일어서 손잡아주는, 김지은 인터뷰집
김지은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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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있다>는 김지은 기자의 인터뷰집입니다.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이 시대 여성 12인의 목소리를 골라 담아낸 것이라고 합니다.

최인아, 최아룡, 이나영, 김일란, 이진순, 장혜영, 김인선, 배은심, 고민정, 김미경, 박세리, 곽정은.

이렇듯 이름을 나열한 것은, 이 책을 통해서 기억에 남을 이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건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 무엇보다 여자로서 부당한 세상를 향해 온몸으로 저항하는 건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니들은 해냈습니다.


"최근 몇 년을 보내며 본 문구 중에 마음에 남은 게 있다.

'언니가 있다'는 말이다. 당신 혼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 언니는 비빌 언덕일 수도 있고,

나를 잡아주는 위로의 손일 수도 있고,

게으르고 나태해진 나를 등 떠미는 채찍일 수도 있다.

이 교수와 얘기하면서 그 문구가 퍼뜩 떠올랐다.

아마 든든해서일 것다.

이 '쎈' 언니가 우리 옆에 있어서."   (85p)


굳이 일일이 언니들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수많은 동생들이 읽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한 권의 책 속에 12인의 인터뷰 내용을 담아내다 보니, 각각의 내용들이 너무 짧게만 느껴집니다. 좀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왠지 하다가 만 듯한 기분이랄까.

원래 인터뷰가 제한된 시간에 나누는 Q&A 라는 점에서는 각 인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몰랐던 언니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얼마 전만 해도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다가 여러 부당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성과 남성을 편가르고, 혐오를 부추기는 족속들과 맞서려면 우리 모두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페미니스트는 어떤 일을 해야 될까요. 바로 이 책 속에 나오는 언니들처럼 행동하면 됩니다. 그것만이 정답이 아니라, 수많은 정답들 중 '미리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사회에서 남성중심의 유리천장을 뚫는 일이나 책방을 운영하는 일, 여성단체를 통해 돕는 일, 미투 운동,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서 카메라를 드는 일, 시민으로서 자발적인 정치 참여, 장애인 동생과 함께 사는 일, 성소수자로 사는 일, 열사의 어머니로 사는 일 등등 살아가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바라는 것은 같습니다.

차별과 편견은 사라지고 정의와 자유가 살아있는 사회.


"...  질문은 변화의 시작이니까. 묻지 않고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니 묻지 않는 것은 무관심이고 포기다.

질문은 그렇기에 사랑의 징표일까. 나는 얼마나 질문하며 살고 있나. ..."   (108-109p)


저 역시 새삼 깨달았습니다. 점점 질문하는 일이 적어졌음을.

언니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사람다운 삶.

"음, 인생 같아요. 꽃은 질 걸 뻔히 알면서도 정말 열심히 피거든요.

그것도 엄청 '디테일하게' 열심히 피고 져요."  (2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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