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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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쌍둥이 친구를 사귄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초등학교 시절에 잠시 알고 지낸 적은 있지만 어른이 된 후로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도 일란성 쌍둥이를 보면 신기한 느낌이 있어요.

평범한 형제 자매와는 뭔가 다른 느낌일 것 같아서, 이건 절대로 당사자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거니까 궁금했어요.

태어날 때부터 늘 함께 지내다 보면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상대방을 마주하는 것이 익숙하겠죠?  텔레파시?

쌍둥이가 되어볼 수는 없지만 영혼의 동반자, 소울메이트를 만난다면 그와 비슷한 느낌일까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는 일란성 쌍둥이 자매 모나와 모디의 이야기예요.

초등학교 6학년 때 모나와 모디는 심하게 다퉜어요. 모나는 부모님께 모디와 다른 중학교에 진학하고 싶다고 얘길했고, 부모님도 허락하셨어요.

중학교 진학 후에도 둘 사이는 냉랭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은 쌍둥이 자매를 데리고 바닷가로 놀러갔어요. 즐겁게 놀면서 화해하길 바라신 거죠.

지금은 열여섯 살, 이번에도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어요. 둘다 뤼인 귀족 고등학교 입학 시험을 치뤘는데, 모나가 시험 당일 아파서 모디만 합격했어요.

명랑쾌활한 성격의 모나와는 달리 소심하고 내성적인 모디는 개학 첫날부터 불안했어요.

뤼인에 입학한 학생들은 딱 두 가지 부류예요. 부유한 정재계 인사의 자녀이거나 가난하지만 시험 성적이 우수한 학생. 모디는 후자쪽이에요.

1학년 5반 교실로 들어선 모디는 즐겁게 떠드는 아이들 무리에 가지 못하고, 혼자 구석에 있는 빈 자리에 앉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빈 자리가 채워지고, 혹시나 아웃사이더가 될까봐 걱정된 모디가 벌떡 일어나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혔어요.

"똑바로 보고 다녀!"라며 짜증이 밴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웨이칭이라는 남자애였어요.

"미, 미안해."라며 모디가 바로 사과했는데도 지웨이칭은 분노와 짜증 난 표정을 드러내며 책가방을 거칠게 책상 위에 던졌어요. 이것이 모디와 지웨이칭의 첫만남 장면이에요.

잠시 후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젊은 남자는 담임을 맡은 란관웨이 선생님이었어요.

집에 돌아온 모디는 개학 첫날에 겪었던 불안한 상황들을 모나에게 전부 털어놨어요. 눈물 많은 모디는 울먹이면서 모나가 전학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반면 모나는 언니다운 조언을 했죠. "언제 어른이 될래? 아무리 쌍둥이라도 영원히 함께 있을 순 없어." 라고요.

병원 간호사인 엄마는 오늘도 야간 근무여서 쌍둥이들끼리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어요. 3년 전 '그 일' 이후 부모님은 이혼하셨어요.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이야기를 하는 쌍둥이들이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말한 적이 없어요. 모디가 먼저 말을 꺼냈다가 모나가 얼어붙은 듯 굳은 걸 본 뒤로는 금기가 되었어요.

감수성이 예민한 모디는 학교 생활이 힘들었는지 저녁도 안 먹고 잠들어버렸어요. 혼자 저녁을 먹으러 집을 나온 모나는 근처 꼬치구이집에 들어갔다가 알바생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어요. 그 알바생은 바로 지웨이칭.  모디가 쌍둥이 자매라는 걸 모르는 지웨이칭은 모나를 모디로 착각했어요. 털털하고 붙임성 좋은 모나는 금세 꼬치구이집 사장님과 옆에 앉은 커플과 친해졌어요. 자꾸 모나를 쳐다보며 신경쓰는 지웨이칭, 이것이 모나와 지웨이칭의 첫만남 장면이에요.

모나는 모디에게 지웨이칭을 만난 이야기를 했어요. 불안한 모디를 위해서 모나는 서로 역할을 바꾸기로 했어요. 얼굴이 똑같은 모나가 모디의 뤼인 교복을 입으니까 깜쪽 같았어요.  뤼인 고등학교로 등교한 모나는 모디인 척 해야한다는 걸 잠시 잊고 본연의 터프한 성격을 드러내고 말았어요.

이럴수가, 하루아침에 180도 바뀐 모나를 본 지웨이칭은 충격과 함께 묘한 감정을 느꼈어요.

똑같은 외모의 쌍둥이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 때문에 모나가 훨씬 매력적인 건 사실이에요. 어리광을 부리고 툭 하면 우는 모디보다는 사려 깊고 솔직한 모나가 어른스럽고 성숙해보여요. 만약 같은 학교에 다녔다면 모디는 엄청 의지가 되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비교당해서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초등학교 시절, 유일하게 모나와 모디를 구별해냈던 남자애 리춘안처럼. 모디는 리춘안을 좋아했고, 리춘안은 모나를 좋아했지만 모나는 리춘안에겐 관심도 없었어요. 모디의 슬픈 짝사랑으로 끝나고 말았죠.

이제는 모나와 모디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모디 대신 등교한 모나를 알아챘어요. 바로 담임 란관웨이.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1학년 5반에서 모디는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모디인 척 하는 모나의 학교생활은 거의 학교로맨스 드라마 같아요. 어디에서든 눈에 띄는 매력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모나.

그러나 모디와 모나에게는 둘만의 비밀, 비극적인 '그 일'이 남아 있어요.

온갖 상상을 발휘하여 그 비밀을 예측했는데,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 소름 돋았어요. 아하, 처음부터 그게 그런 의미였구나...

결국 삶에서 가장 힘든 순간 나에게 손을 내미는 건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모나가 원했던 대로, 부디 모디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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