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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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2권이 나왔어요.

익숙한 제목이다 싶었는데, 바로 그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걸 알게 됐죠.

당연히 읽은 줄 알았지만 안 읽었다는 사실.

그래서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신나게 2권을 연달아 봤어요.

누군가는 7년을 기다렸을 텐데, 나혼자만 7년이라는 시간이 똑딱 지난 느낌?


그동안 시간을 파는 상점은 많은 것들이 바뀌었어요.

상점의 주인 크로노스, 즉 온조 곁에 함께 하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정이현, 홍난주, 오혜지.

성격도 제각각, 개성이 톡톡 튀는 친구들이 모여서 '우리'의 시간을 만들어간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상점의 구조를 대폭 수정하면서, 말 그대로 시간을 매개로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간 플랫폼으로 개편하였어요.

그런데 이번 의뢰는 좀 심각해요. 자칫하면 멤버들이 다치거나 상점이 폐쇄당할 수도 있는 일이에요.

'새벽5시'의 의뢰는 지킴이아저씨가 며칠 전에 부당한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아저씨를 복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거예요.

다만 시간을 파는 상점의 그 누구도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누구도 주동자가 되어서는 안 되고, 동시에 누구나 주동자가 되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요청이었어요.

지킴이아저씨는 비정규직으로, 경비 용역업체에서 파견 나온 계약직이지만 그 누구보다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 좋은 분이에요.

1년 전에 그 아이가 죽었을 때도 학교는 그냥 '처리'하는 수준이었어요. 학교에서는 그 아이가 죽은 화단에 나무를 심었는데, 다음 날 나무가 뿌리째 뽑혀져 있었어요.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 않았어요. 대신 그 과정에서 경비 아저씨가 곤란한 입장이 된 거예요. 아저씨는 누구의 짓인지 아는 듯 했는데 끝까지 누구라고 지목하지 않았어요. 

그 후 나무가 뽑힌 자리에 크고 작은 돌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돌에는 추모의 글이 짤막하게 적혀 있었어요. 그러니까 나무를 뽑은 건 우리에게도 추모의 시간을 달라는 의미였던 거죠. 그 말에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행동한 사람이 지킴이아저씨였어요. 돌탑을 치우라는 학교의 지시를 어기며 버틴 결과, 아저씨가 해고된 거예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운영진은 되도록 많은 인원을 모아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과 SNS를 이용하자고 뜻을 모았어요. 일단 1차 시위로 관심을 모으고, 해고 반대 서명을 받고 보도 자료를 만들어 정식 기자회견을 열어 확대시켜 보기로 한 거예요. 상점에 시위 공지를 올리고 페북을 개설해 기습 시위 공지를 올리면서도 불안했어요.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도 있어...

드디어 온조와 친구들은 집단행동을 개시했어요. 등교 시간 30분 전, 준비한 피켓을 꺼내 들었어요.

해고 철회, 복직 촉구

지킴이아저씨의 해고 철회를 요구합니다!

  - 돌탑 모임-

​놀랍게도 작년에 졸업한 선배들과 재학생 몇이 시위에 동참했어요.

이때 교문으로 들어선 학생주임이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소리쳤고, 선배들이 나섰어요.

그러나 애초에 공지로 준법 시위를 명시해 놓았기 때문에 수업 시작종이 울리면 자발적 해산을 하기로 했어요. 또한 재학생들은 모두가 주동자가 되기로 했기 때문에 함께 교무실로 향했어요. 어디선가 낮게 구호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시위 대열이 발걸음을 뗄 때마다 힘내라는 소리가 조금씩 커졌어요. 수많은 아이들이 운동장을 내려다보며 외쳤던 거예요. 불안했을 아이들이 비겁자가 될 수 있었지만 용기를 내어 행동했다는 것이 굉장한 감동이었어요.

기습 시위는 삽시간에 전교에 퍼졌고 아이들은 지킴이실 유리창에 색색의 포스트잇과 사탕, 초콜릿, 쿠키 등을 붙여 놓았어요. 전면에 나서지 않는 아이들도 동조한다는 뜻을 보여줬고, 해고 반대 서명을 했어요. 정의란 무엇인지, 아이들 스스로 보여줬어요.

1권에서는 '나를 위한 시간'을 생각했다면, 2권에서는 '너를 위한 시간'이라는 연대와 공동체 의식을 알려주고 있어요. 부당함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줬어요. 혼자는 약하지만 함께하면 강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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