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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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 번 봐야지~~'라고 생각만 했었네요.

드디어 <시간을 파는 상점>을 펼쳤을 때는 이미 7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시간이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때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가끔은 멈춘 듯...

책이 출간된 시점에서 보자면 7년이 지났지만, 내 시점에서는 '지금'이라는 것이 중요해요.

바로 지금, <시간을 파는 상점>에 접속중!


주인공 백온조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에요.

오늘은 아빠가 돌아가신 지 5주기 되는 날이에요. 소방대원이었던 아빠는 5월 어느 새벽, 화재 현장으로 가는 도중에 속도광 운전자에 의해 세상을 떠나셨어요.

엄마는 몇 해의 봄을 슬픔 속에 보냈어요. 엄마는 온조를 보며 아빠를 많이 닮았다고 했어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그런데 엄마도 아빠 못지 않은 의리파인가 봐요. 재정상태가 열악한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어요.

온조는 엄마의 힘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작년 겨울방학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덕분에 일찌감치 이 사회가 얼마나 매몰차고 살벌한지를 알게 되었어요.

또한 시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알바생들은 시급이니까, 시간에 따라 돈이 된다는 걸. 무엇보다 그 사람이 시간당 얼마를 받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신분이나 지위도 알 수 있겠다는 것. 그러나 힘든 알바로 쓰러진 온조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그런데 백온조,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딱딱하게 각져 있지만은 않다는 거,

그리고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이 좋은 말이기도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지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38p)

결국 온조의 화려한 알바는 끝이 났고, 어느 순간 '시간은 돈이 될 수 있으니 시간을 팔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간에 관계된 상점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그리하여 인터넷 카페에 '시간을 파는 상점'을 만들었어요. 온조가 상점의 주인, 크로노스가 되었어요.

첫 번째 의뢰인은 '네곁에'라는 아이디를 쓰는 익명의 사람으로, 벌써 통장에 돈을 입금했어요.

의뢰 내용은 훔친 물건인 최신형 PMP를 제자리에 갖다 놓아 달라는 것.

물건을 놓아둘 자리는 온조의 옆반, 즉 2학년 7반 교단에서 바라볼 때 왼쪽에서 세 번째 줄 네 번째 칸.

온조는 의뢰인의 신상을 전혀 모르지만 의뢰인은 온조의 신상을 세세하게 알고 있어요.

시간을 파는 상점에는 온조의 얼굴과 신상이 자세하게 공개되어 있거든요. 와, 너무 과감하다 싶더라니.

과연 온조는 의뢰받은 일들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고등학생 친구가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온조와 같은 친구는 존재할 것만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이 주인공 온조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시간의 개념이란 말로 설명한다 해도 다 이해하기 어려운데, 온조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통해 스스로 그 답을 찾는 기회를 준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시간을 파는 상점>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고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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