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황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 힘들 때는 말이야, 웃어야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딜 수가 있는 거라고.

그러면 그 한 걸음이 너를 행복하게 해 줄거야.

생각해 봐, 괴로울 신(辛)에 한 획만 더하면 행복할 행(幸)이 되잖아. 어때?

나도 이제 조금은 똑똑해졌지?"   (182-183p)


<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예요.

스물여섯 아마미야 마코토는 신입 건축가인데 우연히 카페 '레인드롭스'에 갔다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스물세 살 아이자와 히나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게 돼요.

비를 싫어했던 남자 마코토는 비를 좋아하는 여자 히나를 만나면서 '비'라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히나는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여자였어요. 그래서 비 오는 날은 마음에 드는 우산을 쓸 수 있어서 좋다고 했어요. 또한 비는 누군가가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흘리는 '사랑의 눈물'이라고 말했어요. 시인 이즈미 시키부가 쓴 와카(和歌) 중에 시 한 구절을 읊어 주었어요.


"그저 평범한 오월의 장맛비라 생각하는가, 그대를 연모하는 오늘의 장맛비를."  (22p)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했고 가난하지만 행복했어요. 영원히 언제까지나 행복할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그만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상복 차림의 '안내인'이라는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

안내인들은 영혼관리센터에서 속해 있으며, '기적의 대상자'로 선정된 두 사람에게 현세로 돌아갈 수 있는 조건 하나를 제시해요.

그건 두 사람 몫으로 총 20년의 수명이 주어지는데, 각자 10년의 수명을 소유하되 서로 상대방의 수명을 빼앗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거예요.

이른바 '라이프 셰어링'이라는 제도인데, 두 사람 중 행복을 더 많이 느끼는 쪽이 상대방의 수명을 1년씩 빼앗을 수 있어요. 각자 얻는 '행복의 양'에 따라 자동적으로 수명을 뺏고 뺏기는 거죠. 기적의 대상자인 두 사람에게만 보이는 스마트워치가 있어서 자신에게 남아있는 수명을 확인할 수 있어요.

과연 마코토와 히나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참, 히나는 마코토를 '두리번 씨'라는 별명으로 불렀어요. 처음 카페에서 마주쳤을 때 두리번거리는 마코토에게 히나도 첫눈에 반했으니까.

늘 행복한 히나는 본의아니게 두리번 씨의  수명을 자꾸만 빼앗아가고, 부정적인 성격의 마코토는 자신의 남은 수명이 1년을 가리키자 극도로 예민해졌어요.

그전에는 행복하게 미소짓는 히나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두리번 씨인데, 이제는 그녀의 행복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생각에 히나를 피하게 됐어요. 히나 역시 180도 돌변한 마코토의 마음을 알게 됐어요. 자신이 불행해하는 것 말고는 두리번 씨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걸. 히나에게 두리번 씨는 인생의 오직 한 사람이자 자신이 머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잔인한 것 같아요. 신이 어떠한 이유로 '라이프 셰어링'이라는 비극적인 기적을 만든 걸까요.


가끔 사랑했던 연인들이 서로를 끔찍하게 미워하는 경우를 볼 때가 있어요.

사랑이 비극으로 변하는 건 너무나 슬퍼요. 누군가에겐 사랑이 삶의 전부이자 이유인데... 그토록 쉽게 변할 거라면 인간은 왜 사랑에 빠지는 것인지.

이 소설은 '라이프 셰어링'이라는 기상천외한 기적으로 우리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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