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와 이드는 프로이트 이전부터 동양에 있었다 - 서양심리학 vs 동양심리학
진혁일 지음 / 보민출판사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당신이 만약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건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정신 세계에 관한 궁금증은 나 자신을 알고 싶다는 기본 욕구에서 비롯되니까.

뭔가 끌림이 있었다면 그건 이 책에 당신이 필요로 하는 바로 그것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혹시 이 책을 읽다가 멈췄다면 그 역시 당신의 선택입니다.


<자아와 이드는 프로이트 이전부터 동양에 있었다>는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치 심리학개론 수업을 듣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의 구성이 서양심리학 개론과 동양심리학 개론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 정신에 관한 과학적 탐구, 즉 심리학이 서양에서 19세기 말 프로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태동했다면 동양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심리학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중에서 순자의 '화성기위(化性起僞)'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심리학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서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의 정신을 탐구하는 이유를 지적 호기심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게 개척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자의 철학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의미합니다.

순자는 공자, 맹자와 더불어 고대 중국을 대표하는 3대 유학자 중 한 사람이며, 전국시대 말의 유가 사상가로, 인간은 인위적인 노력으로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화성기위를 주장하였습니다. 본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과 심리를 의미하며, 그 사람의 운명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순자는 인간이 인위적인 노력으로 타고난 운명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제천론을 주장합니다. 또한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부자는 가장 많은 것을 누리는 존재이므로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순자의 관점에서 부자가 되는 비결은 간단합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부자들을 따라하면 됩니다. 본래 부자의 운명을 타고나지 못했다고 해도 후천적으로 부자의 욕망이나 성격, 심리를 계발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서 부자를 따라한다는 건 부자의 몇몇 장점만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가능한 부자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따라한다는 뜻입니다. 가장 기본은 '나'를 아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나를 알아야 바꿀 수 있으니까.


이 책은 심리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를 알고, 더 나은 '나'로 변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음, 그런데 중간에 계속 등장하는 <죽은 시인의 사회>는 굉장히 난해합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이 책 속에 나오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저자의 자기계발 시집의 제목이며, 그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융의 분석심리학 및 이상심리학, 동양심리학, 천문학 등을 집대성해 시로 옮긴 것이라고 하니, 실제 장르는 없지만 새로운 심리시(心理詩)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커피 - 분열성 성격장애

   - 진혁일 <죽은 시인의 사회> 中


메뉴판을 바라본다.

이 카페도 고독이 유난히 비싸 보인다.

그러나 난 언제나처럼 고독 한 잔을 주문한다.

망설일 필요가 없다.

고독을 주문하면

형이상학의 향이 나는 심오한 사색을 원두로 즐길 수 있으니깐...


고독은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카페인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고독은 마시면 잠도 잘 오지 않는다.

고독은 마약이다.


내가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철저하게 고독을 음미하고

이제 막 짐을 챙겨 일어서려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카페로 들어선다.


나보다 더 움푹 팬 그의 얼굴을 보니

그 역시 지독한 고독을 즐기러 온 것 같다.

무서운 고독 중독자들...


C : 여긴 고독이 얼마죠?

D :  네, 스몰은 친구 하나, 그란데는 친구 셋, 라아지는 여자 친구입니다.      (292-2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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