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앤디 앤드루스의 신작.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요.

무조건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죠.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는 제가 읽은 책들 중에서 손에 꼽는 책이에요.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꾼 이야기.


그렇다면 <수영장의 바닥>은 어떤 이야기일까요.

앤디 앤드루스의 인생을 바꾼 하나의 사건으로 출발해요.

어린 시절, 여름내내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던 그 때의 이야기.

아이들은 이제껏 해온 놀이에 싫증이 나서 새로운 게임을 고안해냈어요. 이른바 '돌핀 게임'으로, 게임의 룰은 간단해요.

수영장에서 수심 깊은 곳에서 다 같이 큰 원을 만들고 한 번에 한 사람씩 원의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잠수했다가 돌고래처럼 높이 솟구치면 돼요.

누가 가장 높이 솟아오르는가, 그걸로 승자를 가리는 거예요. 이 게임에서 승자는 언제나 아론 페리였어요. 10명의 아이들 중에서 한 살 많은 아론은 키도 컸고 덩치도 우람해서 그 누구도 아론만큼 높이 솟아오르지 못했어요.

4학년이 거의 끝나가는 여름, 대부분 열 살이고, 당연히 아론은 열한 살이었어요. 본격적으로 성장기가 시작되는 그 무렵, 드디어 아론 페리의 신화를 깨뜨리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케빈 퍼킨스가 돌핀 게임에서 아론을 약 45센티미터 차이로 이겨버렸어요.

어떻게 케빈은 아론을 이겼을까요.  그 방법은 기존의 방식과는 달랐어요. 이제까지는 물속에서 잠시 헤엄치다가 그 자세에서 손과 발을 휘저어 순식간에 물 밖으로 솟구쳐 올랐어요. 그런데 케빈은 물속으로 쑥 들어갔어요. 수영장 밑바닥까지 완전히 내려가서 몸을 최대한 웅크린 채 무릎을 구부렸다가 바닥을 박차고 힘껏 치솟아올랐어요. 누가 봐도 케빈이 아론보다 훨씬 높이 올라갔어요. 케빈이 환호성을 질렀고, 아이들 모두 그랬어요. 아론만 빼고.


우리가 손을 맞잡고 환호성을 멈추지 않자, 아론이 더듬거리는 말투로 말했어요.

"으음...... 네가 나보다 더 높이 올라간 건 맞는데, 그건...... , 으음...... 그건 우리가 평소 하던 방식이 아니잖아.

그렇게 하는 건 부정행위야."

케빈은 느긋하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대꾸했어요.

"그래? 그런데 말이지......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말라는 규칙이라도 있었냐?"

우리는 재빨리 맞장구를 쳤어요.

"맞아, 그런 규칙은 없어! 아론, 그렇지 않아?"   (13-14p)


우와, 정말 짜릿한 승리!

저자를 비롯한 그때 친구들이 기억하는 유일한 승자는 바로 케빈이었어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기술로 게임의 룰을 단숨에 바꿔버린 주인공.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어린 시절 수영장의 추억이 떠올랐어요.

키가 큰 친구에게 업혀서 수심이 깊은 곳에 들어갔다가 누군가 밀치는 바람에 풍덩... 꼬르륵

당황한 나는, 친구의 버둥대는 발에 눌려 더 깊이 가라앉고 있었어요. 코와 입으로 밀려들어오는 물을 삼키면서 극심한 공포를 느꼈어요.

그때 바닥까지 내려갔어요. 발도 닿지 않던 수영장 바닥이 몸에 닿았어요.

얼마 뒤, 몸이 부우웅 수면 위로 올라갔고 누군가에게 끌려 나왔어요. 이런 경험 때문인지 수영장의 바닥은 공포감으로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깨달았어요. 그동안 무엇을 그토록 두려워했는지.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해왔던 것 같아요. 선택의 능력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걸.


"내가 말하는 수영장의 바닥이 단순히 말 그대로의 '바닥'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반드시 눈여겨보야 하는 곳,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핵심 지점을 말한다.

... 당신이 찾는 '기회'라는 보물창고는 멀리 있지 않다.

숨을 크게 쉬고, 현재 발을 딛고 서 있는 곳 아래로 내려다보라.

'지금'이라는 시간과 '현재'라는 공간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다.

바로 거기가 당신이 도전을 시작할 '수영장의 바닥'이다."   (114-1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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