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 미래의 뇌
김대식 지음 / 해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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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감각적인 책이라고 느꼈어요.

책표지부터 디자인 그리고 내용까지.

마치 '뇌과학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본 것 같아요.

물론 실제 내용은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님의 세 가지 주제로 한 강의예요.


#1 보고 지각한다 : 시각과 인지


가끔 내 머릿속이 궁금할 때가 있어요. 내 두뇌, 내 것인 듯 내 것 같지 않은...

사실 뇌를 직접 본다고 해서 뇌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뇌를 맨눈으로 보면 세포가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뇌를 연구할 때는 제일 먼저 하는 게 염색이라고 해요. 세포에 잉크를 넣어야 세포 자체가 보이기 시작하고, 세포 하나하나를 다른 색깔로 염색하면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 상태까지 다 볼 수 있다고 해요. 이러한 세포 염색 방법은 이탈리아의 해부학자이자 병리학자인 카밀로 골지가 최초로 발견했어요. 이후 현미경을 통해 신경세포가 수천 개의 다른 신경세포들과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 그러면 어떻게 해서 이런 신경세포로 인간이 생각을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을까요?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알아낸 것들이에요.

이 책은 강의하는 말투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또한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가 있어서 이해하기 수월한 것 같아요.


"... 시각 영역은 이렇게 다양하게 나뉘어 있지만 우리는 세상을 합쳐진 상태로 봅니다.

시각 정보가 이렇게 나뉘었으니 어딘가 합쳐지는 곳이 있을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합쳐지는 영역이 없었습니다. 그냥 흩어진 채 끝나요.

뇌 안에 있는 세상은 흩어진 상태로 끝나는데, 우리 눈에 펼쳐지는 세상은 왜 합쳐져서 보이는 걸까요?

이것은 뇌과학의 미스터리 중에 하나입니다."    (44-45p)


뇌과학에서는 눈에 보이는 세상과 내 머리 안에 보이는 세상을 구별한다고 해요.

바깥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인식하는 과정을 감각이라고 하는데, 이건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요.

반면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를 인식하는 것을 지각 혹은 퀄리아라고 부르는데, 사람마다 주관적인 체험이라서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어요.

즉 우리는 타인이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없어요. 의식이나 영혼, 정신도 마찬가지로 내면적 속성이라서 자기 자신만 느낄 수 있어요.

저자는 뇌에 관해 재미있는 비유 두 가지를 해줘요.

하나는, 뇌가 두개골이라는 어두컴컴한 감옥에 평생 갇혀 지내는 죄인이라고, 그래서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없고 오로지 눈,코,입,귀를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또 하나는 뇌가 하는 역할로 보면 대기업의 회장으로 비유할 수 있어요. 대기업 회장은 직접 현장에서 뛰지 않고, 직원들의 보고만 받으니까요. 눈, 코, 입, 귀가 작성한 보고서가 완벽하다면 현실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 있어요. 문제는 완벽은커녕 왜곡된 정보를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현대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생각, 기억, 감정, 인식의 대부분을 착시 현상이라고 봐요. 세상을 있는 그대로를 완벽하게 볼 수 없다는 뜻이죠.


#2 느끼고 기억한다 : 감정과 기억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나'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나의 두뇌를 알고 싶었던 거죠.

도대체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유독 이 기억은 잊을 수 없는 건가라는.

나는 누구인가, 즉 자아의 본질에 대해 뇌과학자는 이렇게 설명해줘요.

"인간은 선택을 하고, 그다음에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함으로써 자기 인생에서 벌어진 선택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인생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고, 그 선이 자기 자아가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자아라는 건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합리화해서

자기 자신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것인양 선을 그어 연결할 뿐이라는 얘기죠.

자기 자신이란 존재하지 않거나 여러 명입니다. 현재의 자신과 20년 전의 자신은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129p)


#3 뇌를 읽고 뇌에 쓴다 : 뇌과학의 미래


뇌과학의 미래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죠.

놀라운 건 인공지능을 인간의 뇌처럼 학습시킬 수 있다는 거예요. 이른바 딥 러닝.

과연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까요.

아직 밝혀내야 할 미스터리가 남아 있는 뇌의 세계뿐 아니라 인공지능까지 계속 알아가고 싶어요.

책을 다 읽고나서 겉표지를 벗겨봤더니 <당신의 뇌, 미래의 뇌>라는 제목 대신 "Shut your eyes and see." 라고 적혀 있네요.

지혜로운 사람들은 늘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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