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 - 무시하기엔 너무 친근하고 함께하기엔 너무 야생적인 동물들의 사생활
사이 몽고메리.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김문주 옮김 / 홍익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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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어딘가에서는 끔찍한 동물 학대와 도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인간이 동물을 비롯한 생명체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벌어진 폭력입니다.


<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은 두 명의 저자가 함께 쓴 동물 이야기입니다.

사이 몽고메리와 엘리자베스 M. 토마스가 처음 만난 건 30년도 전의 일입니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자연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혼의 단짝이라는 걸 알았다고 합니다. 먼저 다음의 질문에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요?

"인간은 생각하고 사랑하고 느끼는 지구상의 유일한 생명체인가요?"  (12p)

대부분 당연히 그렇다고 배웠습니다. 인간은 동물들 중에서는 가장 똑똑한 존재니까.

그런데 엘리자베스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인식을 발전시켜온 유일한 포유동물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의 오만이자 완전한 착각이라고.

사이 역시 인간중심적인 우월감에 의문을 품는 엘리자베스의 세계관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책을 통해서 우리와 동물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거짓된 장벽을 무너뜨리고 좀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개와 고양이의 숨겨진 사생활부터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인간처럼 말하지 못할 뿐 개와 고양이는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현명합니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게 된 동물들, 예를 들어 다리나 시력, 청력을 잃은 동물들을 관찰해보면 새로이 인생을 시작하듯 즐겁게 삶을 이어갑니다. 장애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거나 불행한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동물들을 측은하게 여기면서 안락사 시켜버리는 게 낫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기형의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강아지 페이스는 사람처럼 뒷다리로만 걷고 달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페이스는 2008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불굴의 의지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수의사인 니콜라스 도드맨은 <소파 위 반려동물>이라는 책에서 우리가 흔히 문제행동이라고 부르는 동물들의 문제가 심리적인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합니다.동물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원인이 인간의 문제와 상당히 유사하거나 완전히 일치함을 밝혀냈습니다. 동물들의 뇌도 인간의 뇌와 똑같이 작동한다는 것, 즉 동물들에게 사고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동물들에 대한 편견을 끝내자고 말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새와 포유동물, 물고기, 일부 연체동물, 그리고 심지어 곤충들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이와 엘리자베스는 채식주의자로 살아왔습니다. 자신의 접시 위에 놓인 고깃덩어리를 볼 때면 이건 누구였을까 생각하기 싫다고.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옥자>가 떠올랐습니다. 산골 소녀 미자에게 10년간 함께 지낸 옥자는 가족인데, 세상은 그저 식탁에 올릴 슈퍼돼지 취급을 합니다.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그 시점이 중요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이란 생명을 가진 모든 것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유독 인간만 차별합니다. 인간과 동물 사이에 더 우월함을 따지더니, 인간끼리도 경쟁하며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동물에 대해 모르고 있는지,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야생동물 중 하이에나의 경우를 보면, 죽은 동물을 먹고 산다고 알려져서 혐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하이에나들은 먹이의 60퍼센트에서 95퍼센트를 사냥으로 얻는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우리의 상상과는 달리 사자가 하이에나로부터 먹잇감을 훔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합니다.

생물학자 케이 홀캠프는 하이에나에 대한 인간의 혐오는 이들이 우리와 너무나 다르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오랜 시간을 들여 하이에나를 연구하며, 이런 고정관념을 없애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동물들의 세계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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