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세대유감 -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묻다
김정훈.심나리.김항기 지음, 우석훈 해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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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현재를 이해하려면 <386 세대유감>을 읽어야 합니다.

기득권층이 빼앗아 간 것들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내야 합니다.

억울하게도 청년들은 '아파야 청춘'이라는 뭣도 아닌 조언을 들으며 참아왔습니다.

아픈 건 통증이지 청춘이 아닌 것을.

이 책은 청년세대를 무능하게 만들어버린 사회, 그 사회를 이끌고 있는 기득권층을 386세대로 통칭하여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우선 386 세대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985년 인텔이 '80386'이라는 32비트 CPU를 개발하면서 386 컴퓨터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국내에서는 386 PC가 1990년대 초반 이후에 인기를 끌었는데 정보화 사회를 이끌 최첨단 문물로 소개되었습니다. 당시 30대의 나이로 1980년대 대학을 다닌 1960년대생들에게 '386'이라는 애칭을 누군가 붙였습니다. 그때부터 세대를 일컫는 애칭이 생겨났습니다. 386세대의 뒤를 잇는 X세대는 'X'라는 미지수처럼 정의내리기 어려운, 존재감 없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 후 1포, 2포, 3포로 이어지며 포기를 거듭하다가 급기야 N포 세대가 등장했고, 이들 세대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80년대생들을 채용해 월급 주면서 일을 시키는 상사의 대부분이 60년대생, 즉 386세대라는 것입니다.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라는 조지 오웰의 말은,

386세대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100p)


"우리 땐 말이야..."로 시작하는 386세대의 잔소리는 그들만의 우월감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책에 나온 세대별 손익계산서를 보면 그들이 얼마나 시대를 잘 타고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로또 맞은 세대.

60년대생이 20대 후반을 지나던 시절은 실업률이 3.5%였습니다.보통 경제학자들은 3% 중반을 자연실업률로 상정하는데,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이를 '완전고용상태'라고 표현합니다. 386세대의 취업 환경은 누구나 원하면 취업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반면 밀레니얼세대라고 불리는 80년대생의 청년 실업률은 9.2%입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고용 위기에 놓였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청년 노동의 상대적 가치를 세대별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1인당 GDP 100% 기준으로 60년대생 120.3%, 70년대생 108.6%, 80년대생 77.9%입니다. 과거에 비해 사회가 인정하는 청년 노동의 대가가 형편없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386세대가 주도한 한국 사회가 어떻게 헬조선에 이르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나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전 분야에 걸쳐 30대부터 주목을 받은 386세대는 기득권으로서의 지위를 고스란히 30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 네트워크로 똘똘 뭉쳐서 그들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식에게 대물림되듯, 386세대 부모들이 가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력이 고스란히 그들 자식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본주의 계급의 세습, 부의 대물림, 점점 벌어지는 빈부 격차, 사회 양극화, 불평등 심화...


마지막으로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물어야 할 시간입니다.

미필적고의는 어떤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 상태를 뜻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

이 책은 386세대의 미필적고의를 지적하고 이로 인한 가해자성을 인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임을 인정해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는 게임체인저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느 한 세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게임체인저가 되어야 합니다. <386세대 유감>은 비난이 아닌 비판이며, 정당한 요청이자 희망사항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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